가상자산거래소의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조사하고 있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인력부족에 따른 업무공백으로 추가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질적 제재에 해당하는 두나무에 대한 과징금 부과 결정도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의 현장검사를 주도해 온 FIU 가상자산검사과장은 지난주 기획재정부로 파견 발령이 났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에 대해 특정금융거래법(특금법) 위반 혐의로 신규고객의 가상자산 이전을 금지하는 '일부 영업정지 3개월' 중징계가 나온 직후다. 아직 두나무 제재의 핵심사안인 과징금은 확정되지 않았다.
앞서 해당 부서의 금융정보 분석 전문가도 타 부서로 업무지원 결정이 내려졌다. 금융당국이 두나무에 대한 과징금을 책정하려면 업비트의 금융정보 분석이 이뤄져야 하지만 업무공백으로 산정이 요원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두나무에 대한 과징금 처분이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비트는 약 70만건의 고객확인의무(KYC)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의 현장검사도 중단될 위기다. 핵심인력의 공백이 더해지면서 현장검사 필수인력 10명을 채우기 어려워서다. 현재 해당 부서 인원은 현장검사에서 제외된 과장 대행인력을 포함해도 7명 뿐이다.
지난해 FIU는 5대 거래소 중 업비트를 비롯해 코빗, 코팍스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한 데 이어 올해엔 빗썸과 코인원에 대한 현장검사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한달여간 진행된 업비트 현장검사에서 제재 근거를 찾아낸 만큼 빗썸과 코인원에 대한 현장검사가 언제 진행될지 업계의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FIU는 현장검사를 진행한 코빗, 코팍스에 대한 제재심 조차 후순위로 미룬 형편이다.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심사 수리 여부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두나무는 업비트의 가상자산 원화거래소 라이선스를 취득한 후 3년이 경과한 지난해 8월 갱신을 신청했다. 원칙적으로 FIU는 신고서 접수 후 3개월 이내에 수리 여부를 통지해야 한다. 서류보완 기간을 제외한다고 해도 7개월간 수리 여부를 내놓지 않고 있어 사실상 '무허가 영업'을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FIU가 갱신 여부를 미루는 배경에 특금법 위반 수위과 연계해 '군기 잡기'를 하고 있다는 해설이 따른다.
업계에서는 불확실성이 장기화한 데 따른 사업계획 지연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영업 중인 다른 가상자산사업자의 갱신심사도 모두 수리하지 않아 영향은 미미하다는 반응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경쟁자 공통사항이라 불만이 표면화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법인계좌 허용 등 신사업 기회가 열렸지만 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 위축은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