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려던 방안을 철회할 것이란 전망에 코스피가 장중 3300선을 돌파했다. 은행, 증권주가 랠리를 주도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AI(인공지능) 등 펀더멘털(기업이익) 요인을 근거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10일 오전 11시17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9.51포인트(1.52%) 오른 3309.56을 나타낸다. 개장 직후 연고점을 돌파했다. 2021년 6월25일 기록한 장중 고가(3316.08)에 바짝 다가섰다.
코스피가 상승세를 보이는 건 대통령실이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대통령실은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10억원으로 강화하고자 했지만 이후 주가가 박스권에 머무는 등 시장에서 냉담한 반응을 보이자 이를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주와 증권주 상승세가 돋보였다.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6200원(5.64%) 오른 11만6100원에 거래 중이고 하나금융지주(5.52%), 신한지주(3.83%), 기업은행(3.71%), 우리금융지주(3.64%), BNK금융지주(3.13%) 등이 강세를 보였다.
증권주에서는 케이프가 전 거래일 대비 1390원(12.98%) 오른 1만2100원에 거래 중이고 한국금융지주(6.93%), 키움증권(5.41%), 현대차증권(3.61%), DB증권(3.56%), LS증권(3.55%) 등도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은행주와 증권주는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강화 철회에 따른 수혜업종으로 거론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주는 배당을 많이 주는 대표적인 종목인만큼 국내 증시 큰손들이 많이 투자한다"며 "양도소득세 대주주 강화안이 철회되면 우려되던 연말 대규모 매도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어 수급적 측면에서 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다. 증권주 역시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증시 상승 요인으로는 코스피 12월물 가격이 저평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코스피 12월물 선물이 상대적으로 저평가 상태를 보인다"며 "앞으로 9월물과 12월물 사이 스프레드가 상승할 여지가 있음을 시사하고, 이 경우 현물 매수와 선물 매도를 결합한 차익 거래가 유입돼 전체 지수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9월 전망자료에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신고가를 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코스피는 3100~3400 밴드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AI 혁신 사이클과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이 이어지는 한 기존 상승 추세를 신뢰할 필요가 있다 잡음보다 펀더멘털 개선이 전고점 돌파의 핵심 요인"이라고 했다.
이어 "9월 중 코스피가 전고점을 경신한다면 코스피는 내년 상반기 3890~3940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HBM(고대역폭메모리) 밸류체인을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이날 장중 30만원을 재돌파하며 전고점인 30만6500원에 근접,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HBM 시장 불확실성 탓에 8월 한 달간 주가가 횡보했지만 최근 증권가에서는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씨티증권은 지난 8일(현지시각) SK하이닉스 보고서를 발간하고 NAND(낸드)와 DRAM(디램) 실적 추정치를 상향해 목표주가를 38만원에서 43만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