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조각투자 1호 카사 "상품성·공익성 모두를 목표로"

천현정 기자
2025.10.09 10:00

[인터뷰]홍재근 카사코리아 대표

홍재근 카사코리아 대표 인터뷰./사진=이기범 leekb@

부동산 조각투자 1호 업체 카사코리아(카사)는 '공모를 해서 좋은 차익을 낼 수 없는 물건은 아예 사지 않는 게 맞다'는 까다로운 소싱 기조 로 공모 개수와 규모, 매각 성공률과 차익 규모 등에서 안정적으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조각투자 법제화 이후 시장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공모 이외에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는 기초자산 탐색과 공공 부문 협업을 모색한다는 목표다.

홍재근 카사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핵심지의 매력적인 자산을 소싱하고 관리해 좋은 가격에 매각시키고 매각 차액을 투자자에게 경험시켜드리는 부동산 조각 투자의 기본 사업 모델에 가장 충실한 회사라고 생각한다"며 "부동산 조각투자 사업이 사회적 편익을 발생시켜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어내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향후 목표"라고 말했다.

카사는 2018년 설립된 국내 최초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이다. '5000원으로도 나도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카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023년 2월 대신파이낸셜그룹이 카사를 인수했고 홍 대표는 대신그룹에서 카사 인수 작업을 총괄하다 대표가 됐다.

홍 대표는 "꼬마 빌딩같이 알려지지 않은 자산은 부동산이나 대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접근 가능한 자산이었다"며 "작은 개별 자산일수록 여러가지 양성화되지 않은 부조리, 정보 비대칭성 등이 문제가 되는데 이를 양성화해 많은 일반인들이 여기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는 게 카사의 초기 목표였다"고 말했다.

카사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10개의 물건을 공모했고 지난달 매각이 확정된 서초 지웰타워까지 포함해 5번째 매각에 성공했다. 카사의 누적 매각 총액은 513억원으로 현재까지 진행한 공모 총액의 86%다. 공모한 건물 대부분을 매각에 성공시킨 셈으로 공모 금액 규모와 매각 비중 모두 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다.

다만 올해 6월 혁신금융 샌드박스 지정이 만료되고 금융당국의 조각투자 제도화 타임라인에 맞춰 인가를 준비하다 보니 올해 공모 물건은 '0건'이었다. 홍 대표는 "2분기 중 공모를 할 생각도 있었지만 새로운 제도와 인가 단위에 맞춰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인가 심사 이후 발행 하는 것으로 계획을 미뤘다"고 말했다.

규제샌드박스인 혁신금융을 통해서만 허용되던 조각투자 사업은 올해 들어 본격적인 법제화 단계에 진입했다. 조각투자 업체들은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 사업을 모두 진행해왔는데 당국이 이해충돌을 우려해 발행·유통 겸업을 금지하면서 사업 영역을 한쪽으로 확정해야 한다. 카사는 발행 투자중개업 예비 인가를 신청했다.

카사의 10호 공모 물건이었던 북촌 월하재./사진=카사 홈페이지

부동산 조각투자의 원칙에 맞게 '매각 할 수 있는' 자산을 고르는 게 카사의 까다로운 소싱 기준이다. 홍 대표는 "매각 차익을 기대하지 않고 지금 당장 월세가 많이 나온다거나 배당 수익률이 6~7% 나오는 자산을 고를 수도 있지만 그런 자산들은 정말 팔기가 어렵다"며 "카사는 '공모를 했으면 매갹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유일한 회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업과 시장 트렌드도 주요한 소싱 기준이다. 홍 대표는 "외국인 고객들이나 K컬처와 접목될 수 있는 상권들의 선호도가 높아졌는데 지난해 말 공모했던 월하재(북촌 한옥) 물건도 K컬처 상권이었다"며 "신촌 그레인바운더리 건물도 지난해 초 공모 당시 신촌·이대 근처 공실률이 우려됐지만, 근처에 외국인이 많이 찾는 다이소, 올리브영 등이 있어 싸게만 사면 괜찮겠다는 생각에 공모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현재 사업 모델의 기초자산인 상업용 부동산은 기초자산은 주택과 같은 필수재보다는 기호재에 가깝다. 시장 수요를 대폭 확대하기에 지금은 무리가 있지만 법제화 이후 초기 시장에서 조각투자 상품이 사회에 필요한 모델로 인정받는 게 카사의 목표다.

홍 대표는 "샌드박스 형태에서는 제도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제약 조건이 있었고 법제화 이후의 시장은 사실상 다시 시작되는 거라고 본다"며 "상품성만큼이나 대중의 인정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브레인스토밍 차원이긴 하지만 유동화된 개별 자산에 많은 사람이 참여해 수익을 공유한다는 기조 아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며 "전세 사기 문제, 서민 주거 모델 등 공공과 협업할 수 있는 ESG(사회·환경·지배구조) 섹터에서 소구점이 있을지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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