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올해 들어 60% 이상 급등했으나 바이오, 항공, 건설 등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온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조선, 방산 등 주도주 쏠림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실적이 뒷받침되는 새로운 업종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주도주와 소외주 간의 수익률 양극화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 24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96.03포인트(2.50%) 올랐다. 이날 코스피 상승을 이끈 것은 SK하이닉스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지수 상승 기여도는 25.7%로 1위를 차지했다. 코스피 지수 기여도는 지수 내 개별 종목이 지수 등락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삼성전자(15.26%) △LG에너지솔루션 (11.67%)까지 합하면 세 종목의 기여도가 52.63%로 절반이 넘는다. 현재 코스피 상장 종목 수가 844개라는 것을 감안하면 특정 종목으로 쏠림 현상이 뚜렷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코스피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15개 종목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48.06%였으나 지난 24일 52.16%로 높아졌다.
현재 코스피 주도주는 반도체, 조선, 방산, 원자력 등이다. 조선, 방산, 원자력은 올해 초부터 업황 개선과 트럼프 미국 행정부 수혜주로 꼽히며 주목받았다. 반도체는 최근 AI(인공지능) 산업 성장 등으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도래하면서 급부상했다. 반면, 바이오, 항공, 건설 등은 시장 상승 국면에서 소외당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코스피지수는 64.2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원자력 관련 기업인 효성중공업은 384.22% 급등했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193.27%와 85.17% 올랐다.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각각 261.98%와 215.08% 뛰었다. 일성건설(등락률 -63.72%), 녹십자(-28.25%), 티웨이항공(-24.13%)은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주도주 쏠림 현상이 심해질 경우 주가 양극화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금을 쏠리게 만든 기대 요인들이 훼손될 경우 유동성 엑소더스 현상으로 주가가 급락할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뒤늦게 주도주를 추격 매수한 투자자들은 쏠림이 완화하거나 변동성이 증폭될 때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대형주에만 자금이 몰리면서 중소형 벤처기업의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는 것도 문제다.
주도주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IT(정보기술)이 아닌 다른 업종들의 실적이 개선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반도체, 조선, 방산, 원자력 등을 제외한 업종은 아직 실적 개선이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순환매나 기타 이벤트로 상승할 순 있어도 지속 상승은 어려운 형국"이라며 "실적이 뒷받침되는 새로운 업종이 나타나야 쏠림이 완화하고, 코스피의 지속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