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핫머니(Hot money, 단기 투기 자금)'가 한국 주식을 매도하면 '리얼머니(Real money, 실수요 자금)'가 절반도 받지 않았는데, 최근 한두달 간은 80%까지 받아내고 있습니다. 외국인 순매도가 일어나고 있지만, 오히려 외국인 수급의 질이 개선되고 있어 긍정적입니다."
서지왕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마켓 본부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국내 증시에서 일어나는 외국인 순매도 흐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상승장 직후 외국인이 털고 나가며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던 코로나 직후와 다른 흐름이라는 의미다. 이는 전 세계 금융자산의 약 12%를 관리하는 세계 최대 수탁 은행인 스테이트스트리트 고객 자산 흐름을 관찰한 결과다.
서 본부장은 "저희 커스터디(금융자산위탁) 사업에서 보면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의) 리얼머니가 원화로 환전해 한국 주식을 사는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한국에서 발행하는 외국인 투자자 주식 자금의 10% 이상을 처리하고 있다.
서 본부장은 "지난 5~6월 단기차익을 노린 중소형 운용사의 핫머니가 몰려들었고, 그 사이 코스피가 60% 이상 올랐으니 이들은 당연히 수익 실현을 한다"며 "이 물량을 중장기 투자를 하는 대형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받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형 글로벌 자산운용사는 대부분 1년 투자계획을 세우고 국가별 투자 규모를 정하는데,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이들은 한국 투자 계획을 유보했다"며 "최근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조금씩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본부장은 높은 원/달러 환율은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투자에 따른 달러 초과 수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입에서 불균형이 발생했거나 국내 외환보유고가 줄어든 문제는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서학개미의 해외 투자가 3분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환 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도 "서학개미들이 이 주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 부가 유출된 것은 아니며, 해외에 있는 1조2000억달러 수준의 해외 주식이 우리 금융시장의 방파제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서 본부장은 고환율 문제는 내년 4월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이 완료되면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 본부장은 "WGBI 지수에 편입되면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에서 채권을 최소 450억달러(60조원) 집행해야 한다"며 "이는 원화 강세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서 본부장은 정부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요구에 맞춰 원화 거래 접근성을 높인 것도 긍정적이라고 강조한다.
서 본부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한국 정부가 원화 역외거래 허용, 원화 24시간 거래 체계 도입 등 자본시장 개혁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는 한국 금융시장의 접근성과 유동성을 크게 높여,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을 높이며, 이에 연동되는 글로벌 자금도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서 본부장은 "스테이트스트리트는 정부와 원화 24시간 개방 TF(태스크포스)팀으로 참가하고 있으며, 역외 원화 환전 결제 프로젝트에 참여해 런던·홍콩 등 해외에서도 원화 환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