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규율 파편화를 바로잡기 위한 기본법 발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찬대·김남희·박민규·박지혜·박홍배·안도걸·차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동으로 '사회전반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회계기본법 제정 공청회'를 열고 법안 논의경과와 초안을 공개했다.
국내법인의 회계기준과 감사·공시의무, 감리기관 등을 규정한 근거법령은 법인 유형별로 흩어져 있다. 상장사를 비롯한 외부감사대상법인은 자본시장법·외부감사법, 소규모 회사는 상법, 공공기관은 공공기관운영법, 공익법인은 상속세및증여세법, 사립학교는 사립학교법을 적용받는 식이다. 주무부처도 금융위원회·법무부·기획재정부·교육부 등으로 나뉜다.
특히 제2금융권인 상호금융기관은 회계 사각지대로 꼽힌다. 조합별로 적용법률이 제각각인 데다 일부는 연도별 회계감사가 의무화되지 않았고, 감독에 관심이 없는 주무관청도 부지기수인 터다. 공동주택과 집합건물도 회계규정이 서로 달라 잡음이 잇따른다.
안태준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본인에게 회계감독권이 있는 줄도 모르는 담당 공무원도 많다. 그간 감독이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기관·단체에선 따라야 할 회계기준이 모호해 문제점을 호소하고, 정책 혼선은 올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회계투명성 평가에서 한국의 순위가 69개국 중 60위에 그치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또 "가장 초점을 맞춰야 할 단체는 비영리법인으로, 너무나 많은 법률과 회계감독 주무관청이 산재해 있고 심지어 단식부기가 허용되는 곳도 있다"며 "회계기본법은 비영리법인에 대한 규율을 완비하고 일관성을 갖추는 의미가 크다"고 했다.
한공회는 모든 법인·단체 유형에 적용 가능한 일관된 회계절차를 확립하자며 기본법 제정을 주장했다. 법령마다 다른 용어·절차를 통일하고 '회계위원회'를 정부에 신설해 법인별 회계기준 제개정을 맡기자는 취지다. 회계위 신설안으로는 △금융위 산하 △국무총리실 직속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을 제시했다.
한공회는 또 회계처리기준에 대해 △모든 단체의 기준 제정 권한·책임을 회계위에 귀속시키는 안 △현행처럼 1차 제정 권한·책임을 단체별 주무부처에 존치시키되 회계위가 승인·수정요청을 행사하는 안을 냈다. 회계기본법 적용범위로는 △국가·지자체를 포함한 모든 단체 △국가·지자체를 제외한 모든 단체 △국가·지자체·노동조합·종교단체를 제외한 모든 단체를 제안했다.
박찬대 의원은 "회계기본법은 단체의 종류나 주무부처와 상관 없이 모두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공통원칙을 세우려는 법"이라며 "회계처리·감사·공시·감독을 한 틀에서 정리해 비교가 가능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감독이 작동하며 국민이 믿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며 "사회 전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회계의 기본을 재정의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20여년 전 증권법·외부감사법·공인회계사법을 동시에 고치면서 전면 개정 필요성을 느꼈다"며 "회계법 전반을 다듬고 비영리·공공 분야까지 체계를 확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