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ESG 공시기준·로드맵 4월 확정…대기업부터 의무화 검토

방윤영 기자
2026.02.04 10:00
금융위 'ESG 금융추진단 제6차 회의' 논의 내용/그래픽=김지영/

금융위원회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기준과 대상·시기 등을 규정한 로드맵을 오는 4월 확정한다.

금융위는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ESG 금융추진단 제6차 회의'를 열고 ESG 공시기준과 로드맵을 오는 4월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논의를 토대로 공시기준 최종안과 로드맵 초안을 관계부처와 검토·협의해 이달 말 제4차 생산적 금융을 위한 대전환 회의에서 발표하고 의견 수렴을 통해 확정안을 마련한다.

ESG 공시는 기업의 탄소 배출량, 사회 기여도 등 ESG 지표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제도다. 기업에 ESG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기업이 직접 관련 정보를 투자자에게 공시하라는 취지다. 한국은 2023년부터 ESG 공시 의무화 방안이 추진됐으나 금융위가 시기를 2026년 이후로 연기한다고 밝히며 시행 시점이 밀렸다.

다만 ESG 공시는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5개년 계획안에 포함된 만큼 금융위가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과제에서 ESG 공시기준과 로드맵을 올해까지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회의에서 금융위는 ESG 공시 로드맵과 관련한 주요 검토 사항을 제시했다. 우선 스코프3를 공시범위에 포함하되 적용시기를 확정하지 않고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이 검토됐다. 스코프3를 적용하지 않을 경우 공시가 형식화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스코프3는 기업의 소유, 통제 범위 내 배출원을 넘어 가치사슬 내에서 발생한 간접 온실가스까지 모두 측정하는 배출량 측정기준이다. 그동안 국내외 투자자들은 스코프3 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기업은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어렵고 산정에 과도한 비용과 노력이 소요되는 만큼 유예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ESG 공시 로드맵 초안과 관련해서는 EU(유럽연합)·일본 등 사례를 참고해 대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의무공시를 추진하는 방향이 논의됐다. 제재에 대한 부담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거래소에 공시하고 제도가 안착한 이후에는 법정 공시로 전환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EU는 2023년 7월 기준을 확정해 지난해부터 대기업이 공시 중이다. 2028년부터 매출 등을 기준으로 공시대상을 조정할 예정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3월 기준을 확정해 2027년 6월부터 시가총액 3조엔 이상 프라임 상장사부터 공시할 예정이다. 미국은 공시기준과 로드맵 추진을 보류한 상태다.

경제계·학계 등은 EU·일본 등이 이미 공시를 시행했거나 앞둔 만큼 우리나라도 최대한 의무공시 시점을 앞당겨 국내에서 충분한 공시경험을 미리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최초공시·스코프3 도입을 위한 준비기간도 충분히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우리나라도 지난해 11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수립한 만큼 ESG 공시 제도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ESG 공시 제도화를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초 공시시기는 너무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공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EU에서는 이미 공시가 이뤄지고 있고 일본도 내년부터 공시를 의무화하는 만큼 우리나라도 이를 고려해 공시시기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ESG 금융추진단 제6차 회의'에서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관계부처, 유관기관, 산업계·기업, 투자자, 전문가 등과 ESG 공시 제도화를 위한 주요 쟁점을 논의했다. /사진=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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