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대 포진도에 독도까지…일본 우경화 유탄 맞은 MBK

자위대 포진도에 독도까지…일본 우경화 유탄 맞은 MBK

김지훈 기자
2026.04.25 10:00
2025년 일본 방위백서 영문 요약판 내 일본 자위도 포진도. 해상에 독도(TAKESHIMA)가 표시(붉은색 사각형)돼 있다. 붉은색 사각형은 기자가 표시. /사진=일본 방위백서 캡처
2025년 일본 방위백서 영문 요약판 내 일본 자위도 포진도. 해상에 독도(TAKESHIMA)가 표시(붉은색 사각형)돼 있다. 붉은색 사각형은 기자가 표시. /사진=일본 방위백서 캡처

방위산업 관련 기업들이 지정학적 긴장에 따라 자본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글로벌 사모펀드(PEF)가 지분 인수 등 투자에 나설 경로는 오히려 좁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에서 우경화·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강해지면서 다국적 자본으로 구성된 PEF는 투자 심사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게 됐다. 아울러 국내외 연기금 등 LP(출자자)들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투자 판단에 있어 핵심 요소로 내세우면서 무기 기업 인수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25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일본 정부가 최근 인수 중단을 권고한 일본 공작기계업체 마키노에 대해 투자를 철회하기로 내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가 제시한 공식적인 수용 여부 결정일은 오는 5월1일이다. 일본 재무성이 공개한 외환법상 대내직접투자 사전신고 리스트에 따르면 마키노는 일본 외환법상 코어업종으로 분류된다. 코어 업종이란 국가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되는 업종으로 MBK파트너스(펀드·운용사 소재지 케이먼제도)와 같은 해외 투자자는 코어업종 기업의 지분을 1% 이상 취득하려면 사전 신고와 심사가 의무화돼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6월 마키노 인수 계획을 발표한 뒤 일본 재무성과 경제산업성에 관련 신고 서류 등을 제출하고 협의를 이어왔다. MBK가 인수 계획 발표 시점에서 제시한 공개매수(TOB) 가격은 주당 1만1751엔으로 발표 직전 거래일 종가 1만1210엔 대비 4.83% 프리미엄(웃돈)이 적용됐다. 총 인수 규모는 최대 2748억엔(약 2조5500억원)로 추산됐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인수 거래와 관련해 마키노가 현지 법인을 설립한 각국에서 기업결합 관련 심사를 통과했다. 2025년 9월 미국 경쟁법 심사를 통과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중국 경쟁법 심사와 미국의 외국인 투자 심사(대미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도 마쳤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지난 22일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의 기자회견을 통해 MBK에 인수중단을 권고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마키노가 세계적 수준의 공작기계를 제조하며 일본 방위 장비 제조업체들이 광범위한 수요처라는 이유에서였다.

안보 이슈 관련 인수 거래/그래픽=김지영
안보 이슈 관련 인수 거래/그래픽=김지영

원래 IB업계는 MBK파트너스가 CFIUS를 통과했기 때문에 일본 측 심사도 무난히 통과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존재했다. CFIUS는 전세계에서 안보와 관련해 가장 강도 높은 기준이 적용되는 투자심사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마키노의 매출에서 무기 제조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비중은 5%선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할 때 이번 인수 중단 권고는 MBK 측 입장에서 예측이 불가능했던 수준의 결과일 수 있다는 관측이 IB업계에서 나온다.

일본의 우경화·자국 우선주의 등과 연계된 행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일본은 지난해 일본 방위백서에서 일본 자위대 포진도에 독도(일본명 다케시마·TAKESHIMA)를 공개하고 올해 방위비 예산을 대폭 늘리는 등 우경화 행보를 이어왔다

특히 최근 살상 무기 수출 규제를 폐지하면서 방위산업을 자국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행보가 관측됐다. 헌법상 평화주의에 근거해 살상 무기 수출을 사실상 금지해왔던 기조는 10여년전부터 단계적으로 약화했다.

국내에선 풍산의 탄약사업부 매각 추진에 따라 ESG 이슈가 부상했다. 풍산은 방산부문 매각을 추진하다 중단했는데, 매각 의사 타진 과정에서 대형 재무적투자자(FI)들은 집속탄 생산을 이유로 인수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집속탄이란 하나의 폭탄 속에 들어 있는 수백 개의 소형 자탄을 통해광범위한 공격을 초토화하는 살상무기다. 국제적으로 비인도적 무기로 간주된다.

이에 따라 LP 출자를 기반으로 하는 PEF들은 풍산 인수에 사실상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돼 왔다. 글로벌 연기금들은 투자 판단에 있어 ESG를 중시하는 기류가 형성돼 있다.

더욱이 풍산에 단독으로 입찰 제안서를 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인수 계획을 철회한 상태다. 인수를 위해 필요한 정부 승인 과정,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등 반독점 이슈 등을 인식한 결과로 풀이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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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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