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 여파로 국내 증시가 급락하며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장중 두 시장 모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는데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동시에 발동된 것은 국내 증시 역사상 네번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98.37포인트(12.06%) 하락한 5093.5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159.26포인트(14%) 내린 978.44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의 이란 공습 사태 여파로 급락했다. 이란의 강경 대응 가능성이 커지며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돼 원유 순수입국인 한국 경제의 부담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됐다. 간밤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넘어서며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투매성 매물이 쏟아졌다.
이날 코스피의 하락률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01년 미국 9.11 테러 직후였던 2001년 9월12일 기록했던 -(마이너스)12.02%였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알카에다가 세계 무역 센터를 공격한 충격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제히 하락하며 국내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미국 경제 경착륙 우려로 인터넷을 비롯한 기술주 투매 현상이 빚어졌던 2000년 4월17일 기록한 -11.63%도 뛰어넘었다.
코스닥 역시 14% 하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기존 최대 하락률은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 공포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했던 2020년 3월19일(-11.71%)이었다. 이날 코스닥 하락률은 2001년 9월12일(-11.59%), 2000년 4월17일(-11.4%), 2024년 8월5일(-11.3%) 등도 뛰어넘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식시장에서 지수가 급격히 하락할때 매매를 일시적으로 정지해 투매를 진정시키는 장치다. 코스피에서는 일곱번째, 코스닥에서는 열한번째다.
양 시장에서 동시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졌던 2020년 3월13일과 같은해 3월19일, 그리고 미국 ISM(공급관리자협회)이 발표한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와 고용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국내 증시에서 블랙 먼데이가 연출됐던 2024년 8월5일에 이어 네번째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국내 증시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장 막판 외국인투자자가 일부 유입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현재로서는 중동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뒤 급락하는 경우 조정 국면이 하루 이틀만에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