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주간 등락폭을 7만달러대까지 넓혔다. 중동사태 긴장감 속에 주요국 증시가 출렁이는 사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흘러든 기관자금과 미국발 정책호재가 1개월 가까이 이어진 6만달러대 박스권을 깬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오후 2시(이하 한국시간)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전주 대비 4.23% 오른 7만600달러로 집계됐다. 국내 거래가는 업비트 기준 1억342만원으로 바이낸스 대비 0.54% 낮게 형성됐다.
코인마켓캡 '공포와 탐욕' 지수는 100점 만점에 26점으로 전주 대비 10점 올라 '극도의 공포'에서 '공포'로 한 단계 완화됐다. 이 지수는 투매 가능성이 높을 수록 0에 가까워진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28일 오후 3시 이란 공습 소식에 6만5000달러대에서 1시간여 만에 6만3000달러대로 급락한 뒤 오름세로 전환했다. 이달 1일 6만8000달러, 3일 6만9000달러를 기록하고 5일 7만3000달러대까지 올랐다.
체이널리시스·엘립틱 등 블록체인 분석업체에 따르면 공습 이후 이란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노비텍스의 시간당 가상자산 출금량은 올해 평균의 7~8배를 웃돌았다. 대규모 가상자산이 거래소에서 외부지갑으로 이동하는 현상은 대개 시장 내 매도물량 감소로 해석돼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절대적 규모는 크지 않지만, '시장심리의 선행지표'로 파급력은 꽤 컸다"며 "극단적 상황에서 '생존형 자산 대피처로 비트코인을 선택한다'는 내러티브가 강화되는 실제적 현상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관자금은 비트코인 가격 회복과 추가적인 상승을 이끌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순유입액은 지난 2~4일 11억4000만달러를 웃돌았다. 대표적 가상자산 트레저리(DAT) 기업 미국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3015개를 추가 매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의회에서 표류하던 클래리티(CLARITY) 법안을 향해 통과를 촉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일(현지시간) 발언도 비트코인 매수세를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SNS) 트루스소셜에 "은행들은 가상자산 업계와 합의해야 하며, 이는 미국 국민의 이익"이라고 했다.
클래리티 법안은 가상자산 제도권 진입 신호탄으로 기대를 모으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심사가 연기됐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은행권에 유리한 조항을 제거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올해 초대형 종목 중 가장 부진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시장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은행을 비판하고 가상자산 편을 들어주며 법안 통과를 촉구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입법 성과를 남기려는 의지,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을 통한 사업적 이해관계, 2020년 대선 이후 은행으로부터 홀대받은 경험 등 복합적 동기가 법안 추진을 뒷받침한다"며 "법안에 대한 산업간 합의가 도출돼 상원 전체 표결로 이어질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단기 가격 방향성에 대해선 중동 전황과 거시경제 동향을 주시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미국은 이날 밤 2월 비농업고용지수, 오는 11일 소비자물가지수(CPI), 13일 개인소비지출(PCE)·구인이직보고서 발표를 앞뒀다.
김준성 쟁글 연구원은 "알트코인 시장에선 이날 오전 10시 기준 롬바드가 86%, 리버가 50%, 휴머니티가 46%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하며 선별적 강세가 나타났다"며 "중동사태로 유가·금리가 상승압력을 받으며 단기적으로 위험자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향후 고용·물가 지표, 금리 흐름이 시장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며 "ETF 자금의 흐름과 온체인 유동성 변화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