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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M파마가 상장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사업 구조를 크게 재편한다. 연구개발·건강기능식품 제조·화장품 사업을 각각 신설 법인으로 분리하는 물적분할을 추진하기로 했다. 존속회사인 HEM파마는 마이랩 서비스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을 이어가고 나머지 사업은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구조다.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사업별 기능을 분리해 경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분할 이후 신설 법인들이 자체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출범하게 되는 만큼 초기 운영은 당분간 존속회사 지원에 의존할 전망이다.
◇상장 2년도 안 돼 사업 재편…경영 효율화 위한 선제적 분할
HEM파마는 6일 공시를 통해 △연구개발 △의약 및 건강기능식품 제조 △화장품 사업을 각각 신설 법인으로 분리하는 단순 물적분할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분할 이후 상장사인 HEM파마는 존속하고 세 개 신설 법인은 비상장 자회사로 편입된다.
눈에 띄는 점은 시점이다. HEM파마는 상장한 지 약 2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 구조를 다시 손보게 됐다. 특히 일부 사업은 아직 사업 모델도 정비되지 않은 초기 단계인데다 관련 사업 매출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일례로 '더플레니어스(가칭)'가 진행할 화장품 사업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처음 제품을 론칭했다. 사업을 시작한 지 약 반년가량 지난 셈이다. 아직까지 관련 매출은 발지 않았다. 사업 초기이기 때문에 이익보다는 마케팅 등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하는 단계다.
연구개발 법인인 '홀잡펠 리서치 인스티튜트(가칭)'도 마찬가지다. 분할 법인 중 유일하게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이 발생했지만 9700만원에 그친다. 마이크로바이옴 순수 연구개발 기능을 담당하면서 R&D와 관련된 기술 활용에 따른 일부 로열티 방식으로 운영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사업 구조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회사는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사업별 역할을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물적분할을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HEM파마 관계자는 "마이랩 서비스를 넘어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경영 효율화를 위해 물적분할을 단행했다"며 "특정 법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기 보다는 사업 영역별 역할을 분리해 전문성과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구조를 만들고자 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현금은 존속회사에 집중…신설 법인은 내부 지원으로 출발
분할 이후 재무상태표를 보면 현금 배치가 눈에 띈다. 2025년 12월 31일 기준 분할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 약 129억원과 단기금융상품 약 5억원이 모두 존속회사인 HEM파마에 남는다. 신설 법인에는 별도의 현금이 배정되지 않는다.
재고자산 일부 등을 제외하면 분할 법인에 승계되는 자산 규모는 제한적인 수준이다.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금이 없는 상태로 출범하는 셈이다.
문제는 사업 기반이다. 신설 법인들이 분할 직후부터 자체적으로 운영 자금을 마련할 만큼 사업 구조가 안정된 단계는 아니다. 연구개발 법인은 아직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건강기능식품 제조와 화장품 사업 역시 수익 구조가 자리 잡지 않은 초기 단계다.
물적분할 이후 각 법인별 외부 투자 유치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회사 측은 당분간 외부 자금 조달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설 법인의 상장 역시 향후 5년간 추진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존속회사의 지원 뿐이다.
HEM파마 관계자는 "현금뿐만 아니라 부채나 결손금도 HEM파마에 남아있어 그에 대한 책임은 존속회사가 영업 성과 개선 등을 통해 해소해 나갈 계획"이라며 "신설 법인 자금 운용에 대해선 정해진 바는 없지만 초기에는 존속회사의 내부 지원이나 대여금 지원 등 방식을 고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