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이 도입되면서 명실상부한 '금융검찰'이 탄생한다. 그동안 금감원 특사경은 검찰의 지휘 아래 수사를 시작할 수 있었는데 인지수사권을 부여받으면서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특사경 집무규칙 개정안에 따라 다음달부터 금감원 특사경이 인지수사권을 갖게 되면서 '금융검찰'로 재탄생한다. 금감원 특사경이 불공정거래 사건을 스스로 인지해 수사에 착수하고 강제수사까지 벌이는 등 모든 과정을 금감원이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다.
그동안 금감원 특사경은 인지수사가 불가능해 "절름발이 신세"라고 한탄했다. 현재 규정상 금감원 특사경은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범죄(불공정거래) 중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은 사건에 대해서만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 검찰의 판단을 받으려면 그 이전에 금감원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자조심),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 등을 거쳐 수사의 필요성을 검토받고 증선위에서 신속조치로 검찰에 고발·통보해야 한다. 이런 절차를 거치면 수사개시까지 보통 11주가 걸린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수사에 착수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그사이 증거를 인멸하는 경우도 허다해 주가조작·시세조종 등 빠른 대처가 필요한 불공정거래 사건에 대해서는 인지수사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지수사권은 금감원의 오랜 과제로 이찬진 금감원장이 화두를 던지고 이재명 대통령이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관련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금감원은 2019년 금감원 특사경을 신설할 당시부터 인지수사권을 요구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그러다 이 원장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인지수사권이 없다는 한계를 꼬집으며 논의가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금감원에 대해서만 인지수사시 검사의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은 부당하다. 고치도록 하라"고 지시하며 힘을 실어줬다.
금융위는 금감원이 민간기구인 만큼 민간인에게 광범위한 수사권을 주면 오남용할 소지가 있어 통제가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불공정거래에 대한 신속한 조사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하며 규정개정에 나섰다. 금감원 인지수사권은 법률개정이 아닌 금융위 감독규정 사안으로 금융위의 동의가 필수다.
권한의 오남용을 막는 통제장치도 뒀다. 금융위에 수사개시 여부를 판단하는 수사심의위원회(이하 수심위)가 그 역할을 한다. 금융위 자본시장조사총괄과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수심위 위원 5명 중 금융위 위원이 총 3명으로 통제의 실효성을 높인다.
다만 수사개시의 신속성은 확보했다. 수심위는 위원 2명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위원회를 소집하고 안건을 올릴 수 있다. 더불어 회의 당일 의결을 원칙으로 정했다.
수심위 위원으론 금감원 위원 2명이 들어간다. 따라서 금감원이 수사가 필요한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