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돈 벌고 4000억 뺄 때 개미 물렸다…'IPO 대어' 케이뱅크의 배신

김지훈 기자
2026.03.24 16:48
케이뱅크 IPO 개요/그래픽=윤선정

케이뱅크가 IPO(기업공개) 이후 공모가를 20% 넘게 밑돌며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상장 전 출자했던 재무적투자자(FI)들과 주요주주들이 현재까지 지분 매도, 차액보전금 회수 등으로 최소 4000억원 규모로 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투자자 공모 배정 물량의 7배 안팎 물량이 반년 내 보호예수기간에서 해제되기 때문에 주가가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첫날에만 봤던 9000원…재무적 투자자 일부 물량 처분 구간

24일 코스피시장에서 케이뱅크는 전일 대비 0.49% 하락한 6120원에 마감했다. 이는 상장 당일 종가(8330원) 대비 26.5% 낮아진 것이다. 케이뱅크의 공모가는 8300원이었다. 공모가 또는 상장 직후에 케이뱅크를 사들였던 투자자들은 상당한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반면 케이뱅크에 상장 전 출자했던 FI나 주요주주들은 공모가를 웃도는 가격대에서 회수에 들어간 상태다. IPO가 자본 확충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보다는 FI들과 주요 주주들의 탈출구 역할에 가까운 셈이다. 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베인캐피탈(BCC Kingpin, LLC)은 케이뱅크 상장 당일에 95만3786주를 주당 9081원에 매도해 약 87억원을 현금화했다. 케이뱅크의 상장 직후 시작가(9000원) 부근에서 매도한 것이다. 케이뱅크는 상장 당일 9880원까지 올랐으나 그 이튿날부터 현재까지 9000원을 넘어선 적이 한 번도 없다. 베인캐피탈은 이번 매도 이후 지분율 5.13%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3~6개월 보호예수 물량을 제외하면 즉시 매도 가능 물량이 약 542만주 남아 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최우형(오른쪽) 케이뱅크 대표이사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상장식에서 상장기념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3.05.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케이뱅크 주요 주주인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상장일인 지난 5일 보유 주식 중 753만6442주를 주당 8738원에 장내매도했다. 매도 금액은 약 658억원이다. 이는 증권신고서상 우리은행의 보호예수 미지정 유통가능 물량 전량에 해당한다. 잔여 보유 주식 3739만4971주(지분율 9.22%)는 전량 6개월 보호예수 물량이다. 베인캐피탈과 우리은행의 상장 당일 매도 금액은 745억원 규모다.

차액보전 계약으로 이미 보상도 수령, 주당 9000원대 책정

케이뱅크의 유상증자(2021년)에 참여했던 FI들은 최대주주인 BC카드와의 차액보전 계약에 따라 1100억원 가까운 보상도 받게됐다. 케이뱅크 확정 공모가가 2021년 투자유치 당시 보장한 수익률에 미달하면서 차액을 비씨카드가 부담하는 것이다. 수령액은 △베인캐피탈 308억 △MBK파트너스 308억 △MG새마을금고 217억 △ JS신한파트너스 192억 △컴투스 72억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에 컴투스를 제외한 나머지 4곳은 2490억원을 구주 매출을 통해 확보했다. 이는 케이뱅크가 FI들에게 사전에 보장했던 주당 목표가액 9300원에 맞춘 액수다.

케이뱅크는 한국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지난 2월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134.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가계부채 총량규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관리 등으로 여신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관측이 상장 전부터 존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장 이튿날 기업대출 취급 경쟁 심화 등을 이유로 '중립' 의견을 냈다. 국내 증권사가 매도 의견을 극히 드물게 내는 관행을 감안하면 사실상 부정적 시각에 가깝다.

시장의 관심은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집중된 6~9월 기간에 몰려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상장 후 3개월(6월 초)에 베인캐피탈·MBK파트너스·MG새마을금고·JS신한파트너스 등 FI 보호예수 물량의 절반이 해제된다. 6개월(9월 초)에는 우리은행(지분율 9.22%)를 포함한 나머지 절반이 풀린다. 6~9월 합산 해제 물량은 약 1억1900만주로 케이뱅크 발행주식의 29.3%에 달한다. 이번 IPO에서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의 7배를 넘는다. FI 측 관계자는 지분 매도 계획 등에 대해 "상장사 관련 문의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해 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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