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해외 사모대출 펀드와 관련해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고 중동사태로 부실화할 우려가 높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이용자는 대부분 2030세대로 반대매매(강제청산)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 원장은 26일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희가 봤을 때 (해외 사모대출 펀드 관련) 불완전판매 이슈가 있다"며 "국내 한 증권사에서 (관련 펀드를) 많이 팔았는데 현재 어떤 상황인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어디에 투자하는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 등 제대로 설명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현재 주요 12개 증권사의 해외 사모대출 펀드 판매잔액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사모대출 펀드잔액 17조원 중 개인 판매잔액은 5000억원 수준으로 절대 금액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최근 증가세가 뚜렷하다는 점을 고려해 증권사에 리스크 관리, 불완전판매 방지 등을 주문했다.
이와 별도로 연기금 등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도 살펴보고 있다. 이 원장은 "국내 투자액을 점검 중인데 이와 별도로 연기금과 한국투자공사 2개 기관이 18조원 정도 된다"며 "이 부분도 관계부처와 함께 파악하고 간접적으로 챙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보험사의 사모대출 관련 익스포저는 28조~29조원으로 파악한다. 총 자산의 2%로 전액 부실화하더라도 킥스(K-ICS·지급여력) 비율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지금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나 금감원은 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해외 사모대출 펀드는 높은 목표 수익률 이면에 정보의 불투명성과 위험 대비 국내 금융사의 통제 수준이 낮다는 점, 과거 대규모 손실을 초래한 고위험 상품과 유사한 측면 등이 있다고 본다.
이 원장은 "비상장 중소기업에 완화된 조건으로 대출해주고 공시도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사전에 위험을 감지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중동상황 장기화로 인플레이션 심화·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부실이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빚투로 불리는 신용융자에 대해선 "2030세대 청년을 중심으로 빚투로 경제적 충격을 받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어 안타깝다"며 "장이 좋은 시기에도 수익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고 반대매매로 당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신용융자 규모는 33조원이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신용융자와 증권담보대출 일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839억원으로 전체 거래대금의 0.1% 수준이다. 아직 관리 가능한 수준이나 금감원은 레버리지 투자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증권사에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대매매는 신용거래융자의 담보 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 처분해 미수금을 회수하는 것을 뜻한다.
이 원장은 "투자자들이 신용융자와 반대매매 구조의 위험성 등을 정확히 이해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 안내체계를 강화하겠다"며 "반대매매가 투자자에게 불리한 요소가 없는지도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코스닥 액티브 ETF 구성종목 사전공개 논란에 대해 "관계자들이 부정거래나 미공개 정보를 활용했는지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성종목 공시 시점 관련 제도개선 방안도 살펴본다.
다음달 인지수사권 도입을 앞둔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대해서는 "일반 수사기관이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밥값을 월등히 잘할 거라는 자신감이 있다"며 "금융위 내에 설치한 수사심의위원회 등 내부통제 절차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위법 증거수집, 권한남용 우려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했다.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를 낸 빗썸에 대해선 현장 검사를 마무리하고 행정 제재절차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