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장 부진과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주식 시장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출시한 RIA(국내시장복귀계좌) 등의 영향으로 이른바 서학개미(해외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증가세가 주춤하다. RIA 고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유인책도 시행되고 있어 개미들의 국내 주식 복귀 흐름이 더 가팔라질지 주목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원)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예탁원을 통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1525억달러(약 230조원)로 지난 20일 1500억달러 대로 내려온 이후 감소세다.
올해 가장 많은 국내 투자자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지난 1월27일 1730억달러(약 261조원) 규모였다. 외화주식 보관금액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주식을 돈으로 환산한 수치다. 미국주식 뿐 아니라 전체 해외주식 보관금액도 2104억달러(약 318조원)로 지난 1월28일 최고 2374억달러(360조원) 대비 감소하고 있다.
2024년까지만해도 1000억달러(약 151조원) 아래에 머물던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2024년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이 최악의 침체를 맞으면서 이해 4분기부터 꾸준히 우상향을 그렸다.
실제로 2024년 말 1121억달러(약 170조원), 2025년 상반기말 1258억달러(약 190조원), 2025년말 1636억달러(약 248조원), 올해 1월말 1700억달러를 상회하는 등의 결과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한 때 1400억달러대 추세를 이틀 정도 보이기도 했지만 국내 주식시장 호황에도 불구하고 서학개미 복귀가 요원하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이란의 전쟁 전까지 국내 주식시장이 고공행진을 보이는 반면, 미국 등 해외주식은 그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서학개미들의 '유턴'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기에 RIA 계좌가 지난 23일 출시되면서 미국주식을 가진 국내투자자들의 복귀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RIA는 해외주식 매도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시장에 장기투자하면 한시적으로 해외 주식 양도세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계좌다. RIA 개설 후 해외주식을 입고·매도하면 원화로 자동환전이 되고 국내주식 및 국내펀드, 원화예탁금에 1년 이상 재투자해야 한다.
1600억달러 안팎에서 오가던 국내투자자의 미국주식 보관금액이 1500대로 진입한 것도 지난 23일 RIA 시작 전후라는 점을 증권업계는 주목한다. 한 중견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 주식 점유율이 높지 않은 당사의 RIA 시행 이후 매도된 해외주식 금액이 상당하다"며 "대형 증권사 고객까지 고려하면 의미있는 복귀 통계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환율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넘어 1510원대까지 찍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에 비슷한 정책을 실시한 인도네시아의 경우 약 12% 해외자산이 국내로 복귀했다"며 "해당 정책은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