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찬(32) 한국투자증권 서초PB센터 대리는 입사 1년 차 때 연금저축계좌에 500만원을 보유한 고객의 자산 관리를 맡게 됐다. 열심히 하는 안 대리를 인상 깊게 본 고객은 5000만원을 추가로 맡겼고, 안 대리는 당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성장 중인 언택트주에 투자해 2배의 수익을 냈다. 안 대리를 더욱 신뢰하게 된 고객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상장사의 지분을 넘겼다. 8년이 흐른 현재 안 대리는 해당 고객의 가족 자산까지 포함해 130억원을 관리하고 있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난 안 대리는 "세금, 증여 등 고객들의 고민거리를 미리 파악하고, 신뢰를 쌓은 덕분에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안 대리는 현재 서초PB센터에서 6092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관리 중이다. 지난해에는 베테랑 PB들 이상의 성과를 올리며 한국투자증권 우수 PB(프라이빗 뱅커)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에서 차세대 PB로 인정받는 이른바 '영(Yong)PB'는 안 대리뿐만이 아니다. 2020년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한 7년 차 PB인 김형민(32) 건대역지점 대리와 이홍준(31) 평촌PB센터 대리도 각각 지난해 우수PB와 최우수직원으로 선정됐다.
김 대리는 채권 중심으로 투자하던 고객에게 지난해 4월부터 주식 투자를 권유했고, 지난해 60%대의 주식 투자 수익률을 올렸다. 이에 신뢰를 얻은 김 대리는 고객의 자산 70억원을 유치할 수 있었다. 그는 "고객들에게 '지금 제가 공부하는 주식이 있으니 1주만 매수해보자'라고 권하면서 해당 주식을 통해 시장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설득한다"며 "이후 주식 투자를 하지 않던 고객들도 조금씩 주식 비중을 늘리고, 나아가 더 많은 돈을 맡겼다"고 설명했다.
이 대리는 현재 개인과 법인 고객 합산 2000억원의 자산을 관리 중이다. 그는 '차곡차곡 쌓이는 수익을 기반으로 자산 증식의 복리 효과를 누려야 한다'는 자신만의 원칙을 가지고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시장은 항상 변한다는 점에 집중해 고객에게 적절한 투자 대상과 타이밍을 제시한다. 2024년 미국 증시가 AI(인공지능) 패러다임 대전환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자, 고객에게 토러스 자산운용사의 해외주식 일임 자문(미국) 상품을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현재 해당 고객의 수익률은 150%로 S&P500(벤치마크 지수)를 약 120%포인트 상회한다.
이 대리는 "단기적인 수익만을 좇는 고객이 오면 증권사 직원 입장에서는 더 많은 수수료를 얻을 수 있지만, 당장의 성과보다는 고객의 자산을 키워서 함께 가는 것이 PB 역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익이라는 결과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PB의 존재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영PB들은 최근 이란 전쟁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국내 주식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공통적으로 조언했다. 특히 반도체와 바이오주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 대리는 "투자 대상과 시기는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 고객이 자산을 맡긴다면 국내와 미국 주식에 80%, 현금성 자산에 20%를 투자하라고 권할 것"이라며 "다만, 80%는 당장 투자하기 보다는 분할 매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리는 포트폴리오로 국내주식 40%, 미국주식 30%, 단기채 등 현금성 자산에 30%를 제시했다. 그는 "국내주식 중 절반은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할 수 있는 반도체, 조선, 방산 등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코스닥 부흥책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코스닥, 바이오 등에 배분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리는 주식 외에 브라질 국채와 미국 종목형 ELS(주가연계증권)에 투자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대리는 "주식 시장에 패닉이 발생해도 브라질 국채와 ELS 등 상품 자체 변동성에는 엄청난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브라질 국채 20%, ELS 20%, 현금성 자산 20~30%, 나머지는 주식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