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5050대에서 이달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12%대가 빠졌던 지난 4일(5093.54) 보다 지수가 더 하락했다. 장기화된 중동 전쟁 불확실성 속에 고환율·고유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연일 지속된 외국인 이탈의 영향이 컸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4.84포인트(4.26%) 내린 5052.46으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 투자자가 2조4321억원, 기관이 1조28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3조8423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일 대비 2.53% 떨어진 5143.75에서 거래를 시작했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없이도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장 중 5233.99까지 회복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1536원대까지 치솟으면서 외국인 매도폭이 지속적으로 강해졌다. 결과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4원 급등한 1530.1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터치한 1536.9원은 지난 2009년 3월 10일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다. 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와 더불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가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3월들어 코스피에서 외국인들은 35조8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월단위 역대 최대치다. 특히 이날은 대형주 중심 외국인 순매도가 주도주 주가를 끌어내리면서 전체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SK하이닉스는 1조원 가량, 삼성전자는 700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아울러 현대차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도 1000억원을 넘겼다.
터보퀀트 발 메모리 순요 둔화에 따른 투매로 메모리 가격이 급락한 점도 코스피 하방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하루 동안 5.16%, SK하이닉스는 7.56% 떨어지며 80만원선을 위협받았다.
다만, 현물가격 둔화가 곧바로 가격 사이클 추세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본부 부장은 "결국 중요한 것은 메모리 업체의 ASP(평균판매단가)에 반영되는 계약 가격"이라며 "(현물 가격 둔화를) 업황 전반이나 실적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54.66포인트(5.94%) 내린 1052.39에서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498억원, 외국인이 1129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이 686억원을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