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보너스·수십곳 임원 겸직…PEF 속내, 공시로 다 드러날까

김지훈 기자
2026.04.14 17:30

사모성과급 100억·임원 20곳서 겸직…사모 실태 공시 통해 일부 알려져

사모펀드 공시 의무화 법안 심사 경과/그래픽=이지혜

공시 의무화 등 사모펀드(PEF) 규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면서 수면 아래에 있던 사모펀드 보수 등 운용 실태가 드러날 지 주목된다. 보유 종목이 증시에 상장되면서 공시 의무가 부과됐던 일부 PEF를 제외하곤 공시 의무가 없어 지금까지는 PEF의 실체를 알기 어려웠다. 다만 PEF업계는 공시제도가 개편되면 실제 운영 형태가 외부에 알려질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운용 전략이 노출돼 경쟁력이 훼손될 것이라며 반발한다.

국회도 금융위도 사모 규제 강화 한 목소리…홈플러스 사태가 시발점

(서울=뉴스1)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신용평가체계 개편 T/F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14일 국회에 따르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정무위원회)이 지난해 7월 대표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사모펀드에 대해 자산운용보고서·영업보고서·회계감사 등 공모펀드와 동일한 공시 의무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은 이달과 지난달 정무위 법안심사 제1소위에 두 차례 상정됐다.

아울러 정부는 국회와 별도 트랙으로 감독당국 보고와 투자자 정보 제공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기관전용 사모펀드 제도 개선방안을 통해 GP(운용사)가 운용 중인 모든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자산·부채와 유동성, 투자대상기업, 레버리지, 수익률, GP 보수, 업무위탁 현황 등을 금융위에 일괄 보고하도록 하는 등 규제 강화안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해 홈플러스(최대주주 MBK파트너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사모펀드 운용 실태가 공론화됐기 때문이다. 사모펀드운용사는 대부분 비상장 법인으로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가 없다. 이에 임원 보수나 운용 현황 등 기초적인 정보조차 접근이 제한된다.

MBK 상무는 고려아연 등 18곳서 비상무이사 겸직…개별 기업서 5억원 이상 수령자 명단엔 없어
[서울=뉴시스] 최윤범(가운데) 고려아연 회장이 1일(현지 시간)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니어스타USA 제련소에서 현지 직원들과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제공) 2026.04.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류현주

다만 상장을 통해 이미 사업보고서 공시 의무가 부과된 PEF의 경우 5억원 이상 임원의 개별 보수가 실명으로 공개돼 운용 방식의 단면을 파악할 수 있었다.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은 보수로 약 7억7000만원(기본급 4억2000만원+성과급 3억5000만원)을 수령한 반면 채진호 사내이사는 13억8900만원(기본급 12억원+성과급 1억8900만 원)을 받아 최대주주보다 보수를 더 가져갔다. 채 이사는 스틱이 운용하는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SSF) 1호를 통해 2018년 하이브 지분 12.2%를 1039억원에 매입해 9611억원을 회수(수익배수 9.25배)한 대형 거래를 주도한 인물이다. 채 이사는 하이브 투자 성과를 인정받아 2021년 170억여원의 보수를 수령한 바 있다.

겸직 구조도 눈에 띈다. 현재 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 중인 상장사 고려아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고려아연에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임하고 있다. 고려아연에서 5억원 이상 보수 수령자 명단에 속하지 않지만 다른 법인들의 공시에도 20곳 가까이 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일례로 비상장사인 오스템파마의 2025년 12월 말 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홈플러스 공동대표이사, 롯데카드 공동대표이사를 비롯해 딜라이브·네파·메디트·고려아연 등 18곳에서 기타비상무이사다. 겸직 기업 각각에서 수취하는 보수의 총합도 현행 공시 체계로는 나타나지 않는다.

정부, 국회가 추진하는 사모펀드 규제 강화에 대해서는 사모펀드의 사회적 책임·투명성 강화 차원에서 긍정하는 측과 사모펀드 경쟁력의 근간인 정보 비대칭성이 훼손되는 조치라는 반발이 맞선다. 시장 신뢰 회복과 영업비밀 보호라는 두 가치 사이의 접점을 찾는 것이 당국과 정치권의 과제로 손꼽혀 왔다.

사모펀드 업계는 운용 실태 전반에 대한 감시·감독 강화로 이어지는 규제 흐름이 제도 도입 취지와 걸맞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왔다. 사모펀드업계 인사는 "사모펀드 규제는 과도한 차입에 의해 M&A(인수합병)가 부실화되는 것을 막는 취지였고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한 레버리지 규제 등이 이뤄지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만 GP 운용 실태에 대한 공시 의무화 등으로 규제가 확대되는 것이 제도 추진 본연의 취지와 맞는지 의문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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