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없는 개미, 다 받아내" 외인 7조 매도폭탄 '방어'...빚투 눈덩이

김세관 기자
2026.06.04 16:06
올해 신용거래융자 잔고 추이/그래픽=윤선정

외국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팔자 행렬이 지속되고 있다. 4일 약 7조원을 순매도했다. 어김없이 개인이 주식 현물과 ETF(상장지수펀드)로 이를 받아냈다. 큰 손 외국인이 던지면 이른바 개미(개인 투자자)가 받아내는 머니게임 공방전이 이날도 이어졌다. 시장은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 투입 자금 중 적지 않은 규모가 신용융자잔고인 점을 우려한다. 개인 '빚투'(빚내서 투자) 흐름이 단기 상승에 따른 조정이 올 경우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다.

4일 한국거래소(KRX)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에서 6조99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역대 두번째다. 지난 2월27일 7조811억원이 가장 많은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규모였다.

개인이 약 5조원, 기관이 약 1조8000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하방을 다졌다. 기관투자자 중 개인투자자 비중으로 여겨지는 금융투자 부문이 이날 1조70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사실상 외국인들의 순매도 물량을 개미들이 모두 받아낸 셈. 기관투자자 중 금융투자 부문 수급은 대부분 ETF(상장지수펀드) 관련 자금으로 추정한다.

이 같은 수급 공방은 연초부터 지속됐다. 외국인들은 올해 코스피에서 약 117조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현물로 약 69조원을, 금융투자 부문을 통해 58조원을 각각 순매수 한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자금은 그동안 코스피 상승과 하락을 좌우하던 수급 주체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외국인들의 100조원 넘는 순매도에도 코스피는 급격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코스피는 연말 종가와 비교해 100% 넘게 수익률이 뛴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코스피를 주도하는 수급 주체가 올해들어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ETF 중심 개인 자금 유입이 확대되며 관련 자금 영향력이 점차 강화되는 모습이다.

고세은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내 화두는 ETF의 위력강화"라며 "국내 ETF 운용자산이 500조원을 돌파하며, 자본시장 내 핵심 투자자산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끝나고, 외국인 개미들의 국내 시장 직접 투자를 위한 통합계좌 출시까지 활성화되면 코스피 상승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극심한 증시 변동성과 코스피 하방 압력의 큰 지지대인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시각이 많다. 코스피가 8000을 넘어 올해 안에 지수 1만 달성이 점쳐진다는 낙관론과 함께 '빚투' 리스크도 함께 커지고 있는 것.

실제로 개인 '빚투' 지표인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1일 기준 37조6812억원으로 사상 최대에 근접해 있다. 지난 4월말에서 5월초 11조원을 돌파했던 코스닥 신용융자잔고는 최근 9조원대로 떨어졌지만, 코스피 잔고는 같은 기간 24조원대에서 27조8456억원으로 더 늘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을 보여주는 코스피 200 변동성지수(VKOSPI)도 최근 지속해서 70~80 사이를 오간다. 올해 들어 코스피를 떠받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 현황이 최고조인 상황에서 VKSOPI가 보여주듯 단기 상승에 따른 조정 속도가 가팔라지면 투자자 유동성 뿐만 아니라 시장 전체까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가 단기간 급등했고, VKOSPI가 최고 수치라는 건 조정이 왔을때 그 속도가 꽤 가파를 수 있다는 의미"라며 "빚을 낸 자금 상당수가 지수를 떠받치고 있는 만큼 '사상누각'(沙上樓閣, 모래 위에 세운 누각)과 다름 없는게 지금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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