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급등과 변동성 장세로 공매도 잔액이 20조원대로 불어났다. 공매도 규모를 예상할 수 있는 대차거래 잔액도 역대 최대수준을 기록했다.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은 다른 종목보다 낙폭이 클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집계 가능한 가장 최근 일인 지난달 29일 기준 공매도 순보유잔액이 21조987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7일 22조697억원으로 역대 최대금액을 경신한 후 규모가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20조원대를 유지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시장에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이를 되사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법이다. 통상 고평가됐거나 주가하락이 예상될 때 공매도가 몰린다.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순보유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을 살펴보면 지난달 29일 기준 한미반도체가 7.41%로 가장 높다. 한미반도체는 올들어 지난 4월까지 188.85% 급등했으나 올해 1분기에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한 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달부터 이달 2일까지 한미반도체는 25.14% 급락했다.
코스피 상장종목 중 GS건설(6.11%) 삼양식품(4.63%) 코스맥스(4.02%) 진원생명과학(3.79%) 등이 그다음으로 공매도 순보유잔액 비중이 높았다. GS건설의 경우 지난달부터 이달 2일까지 93.15% 급등하자 공매도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시장에 나올 공매도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대차거래잔액도 지난 2일 기준 182조3022억원을 기록했다. 공매도를 하기 위해서는 주식을 차입해야 하기에 대차거래잔액은 공매도 규모와 상관관계가 높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대차거래내역 상위종목 10개 중 잔액이 가장 큰 종목은 삼성전자로 28조1879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한미반도체(4조8005억원) 미래에셋증권(1조7922억원) 삼성중공업(1조1328억원) LG디스플레이(8721억원) 순이다. 다만 대차거래잔액이 크다고 해서 반드시 공매도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일부 종목의 급등과 이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출회가 이어져 투자자들이 주의해서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쏠림으로 인해 공매도가 나온다"며 "최근 급등으로 인해 트레이딩 관점에서 공매도 물량이 커진 종목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공매도 규모의 증가가 증시의 향방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공매도의 절대적인 금액이 크긴 하지만 시장의 상승을 누른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시장 전체의 시가총액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이 급증하면서 공매도 규모도 자연스럽게 커진 것인 만큼 과도한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경민 FICC리서치부장은 "공매도 잔액이 22조원을 돌파하는 등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코스피 시가총액은 이보다 더 빠르게 증가했다"며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비율은 0.3%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