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당시 폭발적인 관심을 끌다 대면 만남이 재개되며 인기가 시들해진 메타버스 테마 ETF(상장지수펀드)가 최근 1개월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AI(인공지능) 투자 수혜에 주가가 급등한 기판주 편입 비중을 키우면서다.
10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HANARO Fn K-메타버스MZ' 수익률(분배금 재투자 기준)은 32%로 전체 ETF 상품 중 수익률 5위를 기록했다. 이어 'RISE 메타버스'는 30%로 6위에 올랐다.
이들 ETF를 수익률 최상위권으로 이끈 건 상위 구성 종목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다. 두 종목의 합산 비중은 약 50%에 달한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메타버스 구현의 기반인 AR(증강현실)·VR(가상현실)에 필요한 카메라 모듈, 고성능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광학 부품 등 핵심 부품을 생산한다. 최근 1개월간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주가는 각각 76%, 71% 급등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비중이 ETF 상장 당시부터 컸던 것은 아니었다. HANARO Fn K-메타버스MZ는 2021년 10월13일 상장 당일 펄어비스(12%), NAVER(10%), 하이브(10%)가 상위 구성 종목이었다. 같은 날 상장한 RISE 메타버스 역시 에스엠(11%), 하이브(10%), NAVER(10%)가 포트폴리오 내 상위권에 있었다.
이들 기초지수인 'FnGuide K-메타버스 MZ 지수'와 'iSelect 메타버스 지수'는 정기 리밸런싱을 통해 기존 게임·플랫폼·엔터테인먼트 대신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구성했다. 실제로 HANARO Fn K-메타버스MZ의 펄어비스 비중은 상장 당시보다 약 7%포인트 줄어든 2%, RISE 메타버스의 에스엠은 9%포인트 내린 2%로 축소됐다.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장은 "과거 메타버스 투자 논리가 가상공연, 팬플랫폼, 디지털 콘텐츠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AI, XR, 스마트글래스, 공간컴퓨팅 같은 하드웨어 기반의 생태계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빅테크들이 AI 글래스와 XR 기기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핵심 부품 기업들의 실적 기대가 크게 높아졌고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주가 상승이 ETF 성과를 견인했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메타버스 테마 ETF가 AI 발전에 힘입어 중장기적 투자 실적이 나아질 거라고 내다봤다. 김승철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메타버스 테마 ETF 상품이 현재 AI 인프라 투자와 AI 기반의 기기 시장이 커지며 수혜를 입고 있다"며 "이들 산업의 성장이 가속화되는 상황 속 상품의 성과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투자자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유동성이 낮다는 점은 투자 시 유의 사항이다. HANARO Fn K-메타버스MZ와 RISE 메타버스의 거래대금(60일 평균 기준)은 각각 1억원과 28억원, 시가총액은 91억원과 597억원에 불과하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으면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가 벌어져 있어 원하는 가격에 상품을 팔때 해당 물량을 받아줄 상대가 없다"며 "자유롭게 거래하려면 시가총액과 유동성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