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을 이끌던 원자력 테마 ETF에서 최근 1개월간 일제히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급등한 만큼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수급이 반도체주로 이동하며 조정압력이 거세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18일 시행 예정인 '대미투자특별법'을 발판으로 원자력 테마 ETF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16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전일 기준 최근 1개월간 'TIGER 코리아원자력'에서 1402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HANARO 원자력iSelect'는 891억원, 'KODEX 원자력SMR'는 773억원이 순유출됐다. 국내 상장된 원자력 테마 ETF 11종 모두 최근 1개월간 순유출 흐름이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원자력 ETF 부진의 원인을 두고 차익실현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로 쏠림을 꼽았다. 한수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 수익률 강세가 나타난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했다"며 "반도체로 수급이 쏠리며 다른 테마형 ETF는 조정받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원자력 테마 ETF는 올 1분기 ETF 수익률(분배금 재투자 기준) 상위 1~5위 중 세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급등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TIGER 코리아원자력'이 87.29%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뒤이어 'SOL 한국원자력SMR'가 74.97%, 'KODEX 원자력SMR'는 67.55%로 각각 4,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같은 급등세의 바탕에는 미국 정부의 대형 원전 투자계획과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자립 수요 등 굵직한 호재들이 연달아 터진 영향이 컸다. 특히 지난 3월12일에는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기대심리에 원전주 주가가 뛰기도 했다. 한국의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로 원전 건설이 유력하게 거론되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원전 발전용량은 2050년 기준 400GW(기가와트)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빅테크(대형 IT기업)의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으로 미국은 원전 시장의 최대 수요처로 부상했다.
우리나라는 안보지형과 시공경험을 앞세워 미국의 원전 재건을 이행할 수 있는 유일한 파트너로 평가받는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10년간 원전 시공경험이 있는 국가는 6개국에 불과한데 중국과 러시아는 외교적 요인과 노형 문제로 미국 원전 참여가 제한되고 프랑스는 미국 노형 시공경험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조정국면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진단했다. 18일 대미투자특별법 시행과 함께 출범하는 한미전략투자공사가 1호 프로젝트로 원전 건설을 발표할 경우 국내 기업들의 미국 원전 시장 진출이 본격적으로 가시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