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상장사들의 사업보고서를 점검한 결과 자사주 관련 공시가 원론적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29일 밝혔다. 자사주 취득·처분·소각 계획, 중대재해 제재내역 등 주요 비재무사항 공시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이날 '2025년도 사업보고서에 대한 중점 점검 결과' 자료를 통해 "자사주 처리계획과 제재현황 등 투자자 관심이 높은 중요 정보가 형식적으로 기재되거나 누락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은 투자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사업보고서에 충실히 기재될 수 있게 매년 주요 항목을 선정해 점검하고 있다. 올해에는 재무·회계감사·내부회계관리제도 관련 사항과 자사주, 중대재해·제재현황 등을 중점 점검했다. 네트워크회계법인과의 비감사용역 계약 현황, 자금 부정 통제 등 신규 공시 항목 또한 살펴봤다.
금감원이 지난해 말 자사주 보유비중이 1% 이상이고 전년도 자사주 공시 점검에서 '미흡'이 확인된 123개사를 대상으로 자사주 취득·처분·소각 계획 관련 공시를 살펴본 결과 상당수 기업이 자사주 처리계획을 형식적으로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검토 예정", "필요시 공시 예정" 등 원론적인 문구만 넣었고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한 대응방안, 소각일정은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지난해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234개사의 사업보고서도 점검한 결과 자사주 취득·처분, 신탁계약 체결·해지 이행현황을 누락한 사례도 다수 적발했다. 이행률이 70% 미만임에도 미이행사유를 누락하는 사례도 있었다.
투자자들이 투자 판단에 참고하는 중대재해 발생사실·제재현황 공시 또한 미흡점이 적발됐다. 금감원이 중대재해 발생사실이 확인된 24개사를 대상으로 사업보고서를 점검한 결과 발생사실을 기재하지 않거나 회사의 조치사항을 간략하게만 기재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공시위반 혐의로 조치를 받은 83개사의 경우 제재조치 사실을 누락하거나 임직원·회사에 대한 제재를 구분하지 않은 사례가 적발됐다. 위법행위의 구체적 사실관계, 근거 법조문, 조치에 대한 회사의 이행현황을 기재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사업보고서 재무사항 공시에서는 재고자산, 대손충당금 현황을 누락한 회사들이 많았다. 재고자산의 금액 정보만 기재하거나 실사내용은 포함하지 않은 경우가 다수 확인됐다. 계정과목별 대손충당금 설정내용, 변동현황, 경과기간별 매출채권 잔액 현황 또한 형식적으로만 기재해 구체적인 내역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아울러 회계감사인 변경 사유를 기재하지 않거나,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적발됐다.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경영진과 감사의 효과성 평가, 감사인의 검토 의견을 일부 누락하는 등 미흡 사례가 확인됐다.
금감원은 점검 결과를 기업들에 개별적으로 안내하고 기재누락·부실기재가 다수 확인된 기업에 대해서는 보완해 다시 공시하도록 지도했다. 금감원은 상장사 공시담당자를 대상으로 오는 7월10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공시설명회를 개최해 모범·미흡 사례를 공유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히 최근 도입된 사업보고서 신규 공시항목과 자사주 관련 제도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