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3 지방선거 직전에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출시를 허용하고,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상단은 비공개하면서 국내 주식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증권업계의 분석이 나왔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레버리지 ETF는 매일 목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맞추기 위해 기초자산을 추가로 사고파는 구조로 운용된다. 예를 들어 2배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이 오르면 더 사고, 내리면 더 팔아야 한다.
주가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매매가 한 번 더 강제되는 셈이어서, 가격 변동을 그대로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키우는 쪽으로 작동한다. 이 처럼 파생상품(옵션 등)에서 상승시에 추가 매수하고 하락 시에는 추가 매도하는 상황을 숏감마라고 한다.
최근 숏감마가 레버리지 ETF에서 나타났단 분석이 나온다. 숏감마 상황에선 주가가 하락하면 보유 주식을 추가로 매도하고, 상승하면 주식을 매수하는 헤징(위험회피)이 기계적으로 반복돼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증폭시킨다.
'곱버스'로 불리는 인버스 ETF도 기초자산 상승으로 순자산이 줄면 목표 배수를 맞추기 위해 숏포지션(매도 포지션)을 줄이고, 하락으로 순자산이 늘면 숏포지션을 늘리기에 숏감마적 특성이 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는 주요 반도체기업 레버리지·인버스 ETF에서 일일 리밸런싱(자산 재분배)에 따른 숏감마성 추가 매도 규모를 주가가 10% 하락할 경우를 기준으로 엔비디아가 8조2500억원(이하 원/달러 환율 1535원 가정)으로 1위라고 추산했다.
이어 마이크론 7조5700억원, SK하이닉스 6조8200억원, AMD 4조3000억원, 브로드컴 3조4300억원, 삼성전자 3조3100억원, 인텔 3조2900억원순이었다.
주가가 5% 하락할 경우 엔비디아 4조1300억원, 마이크론 3조7800억원, SK하이닉스 3조4100억원, AMD 2조1500억원, 브로드컴 1조7200억원, 삼성전자 1조6500억원, 인텔 1조6500억원어치의 매물이 추가로 출회될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대형주가 급락하면 해당 종목을 담은 ETF에서 매도 물량이 나오는 한편 단일종목·지수 레버리지 ETF에서 추가 매도도 겹친다. 동일 종목군 ETF도 동반 하락 압력을 받으면서 사실상 글로벌 반도체 종목들이 숏감마으로 인해 충격을 상호 증폭시키는 셈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레버리지 ETF의 영향력이 커졌다"며 "구조적으로 변동성이 커진 주식 시장 환경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은 금융위원회가 4월 허용해 5월27일 상장됐다.
삼전닉스 레버리지상품 출시 이틀 뒤인 5월28일에는 국민연금이 기금위원회를 열고 국내주식 목표비중 상단을 연말까지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원래는 5월15일 예정된 기금위에서 국내주식 리밸런싱(자산재배분) 목표치를 결정하려 했으나 이례적으로 결론을 유보하고 28일에 회의를 재개최했다. 시장에선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기계적 매도 압력 규모를 추론할 수 없는 여건이 되면서 주가 폭등이 힘을 받았지만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