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리밸런싱 재개일로 거론된 1일 연기금이 코스피 시장에서 약 2200억원을 순매도를 기록했다. 시장 일각에서 우려하던 국민연금발 수십조원대 대규모 매도 폭탄이 즉각 터지지는 않은 셈이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직접 SNS에 글을 올려 "올랐다고 바로 팔아서 이익을 실현하고 떨어졌다고 바로 사들이는 기관이 아니다"며 시장 우려 진화에 나섰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등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218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연기금등은 한국거래소 집계상 국민연금을 포함한 각종 연기금과 국가, 지방자치단체 거래실적이 포함된 범주다.
시장은 연기금 등 통계를 국민연금의 거래 동향을 드러내는 지표로 받아들인다. 국민연금은 4월말 기준 국내주식 보유 규모가 419조5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여서 국민연금 거래분이 집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3.07포인트(2.04%) 하락한 8303.41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2조298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2조3511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하지만 연기금이 포함된 기관이 1054억원 순매도하면서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김 이사장은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국민연금 리밸런싱과 74조 매도폭탄'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언제부터 애널리스트가 '점쟁이' 노릇을 하게 되었는지 의아하다"며 "단순히 코스피 지수가 올랐다고 리밸런싱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일부 증권사가 코스피 9000 도달시에 국민연금발 매도압력이 74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는 가정을 제시한 것에 대해 김 이사장이 직접 반박한 것이다.
아울러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전략은 주가 수준뿐 아니라 채권, 대체 등 다른 자산의 수익률, 주가 변동성, 금리, 환율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판단한다"며 "국민연금은 올랐다고 바로 팔아서 이익을 실현하고 떨어졌다고 바로 사들이는 기관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경제와 산업, 기업의 성장과 함께 하는 '유니버설 오너(보편적 소유자)'로서 국민의 이익과 노후의 행복을 위해 일하는 것이 국민연금의 사명"이라고 했다.
국민연금이 공개한 4월 말 기준 국내주식 평가액(419조5000억원)은 국민연금 전체 자산(1670조7000억원)의 25.1% 를 차지했다. 3월 말(21.0%)보다 4.1%포인트 높아진 수준으로 국민연금의 원칙적 목표 비중 20.8%를 웃돈다. 국민연금은 지난 1월 리밸런싱을 6월 말까지 유예하고 5월엔 기계적 매도를 하지 않고 재량껏 보유할 수 있는 범위인 SAA(전략적 자산배분) 상단마저 비공개로 돌렸다.
국민연금은 시장 변동성 위협 등에 직면해 전략적 모호성을 키웠다고 설명해 왔지만 시장 일각에선 국민연금이 사실상 국내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보낸 셈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이날 매도 규모도 외국인 매도 규모를 감안하면 약 10분의1에 불과했다. 다만 이날 연기금 순매도 규모가 올해 말까지 기계적으로 반복된다고 가정하면 이날부터 올해 하반기까지 누적 20조원대 매물은 출회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 이사장은 이날도 국민연금의 구체적 운용 전략에 대해서는 "자세한 것은 국민연금의 전략을 역이용하는 세력이 이익을 취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