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자 상환기간 줄이고, 증거금률 높이고…증권사 '자체 빚투관리'

김나경 기자
2026.07.08 16:26

금융당국, 증권사 '자체관리' 강화 강조
삼성증권, 융자 상환기간 180일→90일
키움증권, 삼전·SK 등 우량주 증거금률↑

2026년 병오년을 앞둔 여의도 증권가의 불빛이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금융당국이 신용융자·미수거래 등 빚투(빚내서 투자) 관리를 당부하면서 증권사들이 자체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신용융자 상환기간을 단축하고 투자자의 자기자본 확충을 유도하는 방향이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증권사가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오는 31일부로 신용융자 상환기간을 180일에서 90일로 단축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만기가 도래했을 때 연장을 고민하는 것처럼 상환기간을 짧게 해놓으면 본인의 상환능력을 고려해 보다 신중하게 빌릴 수 있다"며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고 있어 각 사에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증거금률을 높이는 식으로 융자 수요를 관리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3일부터 삼성전자, 삼성물산, SK, LG전자, 한국금융지주 등 대형우량주에 대한 증거금률을 30%로 상향 조정했다. 신용융자, 예탁증권 담보대출 등급을 'A'에서 'B'등급으로 조정하면서 증거금률도 높아진 것이다.

증거금률은 투자자가 증권사에 돈을 빌릴 때(신용융자) 갖춰야 하는 최소한의 자기자본으로 증거금률이 높을수록 그만큼 자기자본이 많아야 해 투자자 입장에서는 빚을 내는 문턱이 높아진다.

아울러 대신증권은 오는 8월5일부터 연계신용서비스 신규대출을 취급 중단키로 했다. 연계신용서비스는 투자자가 주식 매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때 증권사와 연계된 저축은행 등 타 금융기관에서 신용대출을 받는 서비스다. 최근 증권사 자체 신용융자와 온투업 대출이 늘어 연계대출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신규대출을 받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증권사들의 대출금리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대출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 상향에 따른 조정이 대부분인데, 대출금리를 높이면 투자자의 수요가 위축되는 효과가 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이자율을 유지한 반면 KB·메리츠·하나증권 등은 신용융자 금리를 높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27일부터 매도금담보대출 금리를 9%에서 7.95%로 하향하고 미수금 연체이자율을 9.9%에서 7.95%로 내렸다. 연체율 이자를 낮추는 개념이어서 투자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빚투 관리'에 나선 금융당국은 현재 직접적인 규제 강화보다 증권사 자체 관리로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은 증권사들에 자체 관리를 독려하고 일별 신용융자, 미수 규모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당장은 증거금률, 담보비율 상향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위탁매매 미수금을 갚지 못해 발생하는 반대매매는 7월 들어서도 하루 평균 300억원 이상 이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이번달 5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반대매매금액은 346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신용융자는 7일 기준 29조750억원으로 한 달 전(28조3264억원)에 비해 7486억원(2.6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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