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도 토큰주식 입장…시장선점에 속타는 국내업계

성시호 기자
2026.07.13 17:37

해외 발행사 온도파이낸스·엑스스톡 주도
국내선 발행불가…시장선점 우려

해외 실물토큰화자산(RWA) 플랫폼 'rwa.xyz'에서 SK하이닉스 ADR(미국주식예탁증서) 기반 토큰을 검색한 모습./사진=성시호

SK하이닉스 ADR(미국주식예탁증서)이 뉴욕증시 상장과 함께 해외 토큰증권(ST) 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했다. 국내 대기업 주식이 해외 발행사 주도로 토큰화된 첫 사례가 등장하면서 국내 토큰증권 업계는 시장잠식 위기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1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미국계 가상자산거래소 크라켄은 산하 토큰증권 플랫폼 엑스스톡이 발행한 'SKHYx'를 상장했다. SK하이닉스 ADR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토큰이다. 다른 토큰증권 플랫폼 온도파이낸스는 'SKHYon'을 발행했다.

SKHYx·SKHYon은 ADR 현물을 담보로 한 토큰화 주식이다. 해외에선 마이크론·스트래티지·테슬라 등 주요 상장사 주식과 각종 상장지수펀드(ETF)를 토큰화한 선례가 있다.

규제·표준이 미비해 토큰 보유자가 직접 의결권 등 권리를 행사하기 어렵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기초자산을 비트코인처럼 원하는 단위로 쪼개 24시간 휴일 없이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토큰화 주식·ETF 거래는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정보플랫폼 rwa.xyz가 집계한 토큰화 주식·ETF 시가총액은 지난 11일 18억6680만달러(2조8034억원)으로 전월 대비 23.5% 증가했다. 월간 트랜스퍼 볼륨(전송량)은 85억6000만달러(12조8554억원)으로 87.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토큰증권 업계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관련 제도가 투자계약증권·비금전신탁 수익증권 등 비정형증권 토큰화를 허용하는 수준에 그치는 사이 해외 사업자들이 주식·채권 등 정형증권 토큰화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토큰화 주식·ETF는 현재 발행분 시총 약 45%를 온도파이낸스, 25%를 엑스스톡이 점유하는 구조다. 올 들어 국내외 변동성 장세 여파로 시간외 거래에 이어 장외동향까지 증시 참여자들의 관심사로 떠오르며 토큰화 주식이 주목받는 때에 국내에선 경쟁에 참여할 기업이 부재한 실정이라고 업계는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규제 재개정 속도가 글로벌 시장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올 초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해 정부가 시행령을 준비하고 있지만, 법안 통과에만 3년이 흐른 데다 정형증권 토큰화 법제화는 사실상 공백 상태"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토큰화 주식 보급이 기존 증권 브로커리지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플랫폼이 미국주식뿐 아니라 국내 대표기업까지 빠르게 온체인 상품화하고 있다"며 "탈중앙화거래소(DeX) 외에도 로빈후드·크라켄 등 브로커형 플랫폼 사이에서 종목 커버리지·거래시간·유동성·규제 적합성 경쟁은 점차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 토큰화로 국내 인프라가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표기업의 주식 익스포저가 글로벌 플랫폼에서 더 긴 거래시간, 높은 접근성, 낮은 비용으로 유통되기 시작하면 국내 브로커리지 경쟁은 단순 수수료가 아니라 24시간 거래·토큰화·글로벌 유통 연결로 이동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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