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블랙록과 함께 미중 기술갈등 최전선인 자율주행업종에 속하는 중국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22일 파악됐다. 중국 자율주행 기술 기업 모멘타의 홍콩 증시 상장에 코너스톤(상장 전 사전 배정) 투자에 참여했다.
이날 홍콩거래소에 공시와 IB(투자은행)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모멘타(지난 8일 상장)에 지난달 26일 블랙록 계열 펀드 등 15곳과 함께 2500만달러(약 369억8500만원) 규모 코너스톤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코너스톤 투자는 기관투자자가 상장 전에 공모가로 일정 물량을 배정받기로 미리 약정하는 제도다. 수요예측 결과와 무관하게 배정이 보장되는 대신 통상 6개월간 매각이 금지된다.
국민연금, 블랙록 등 총 16곳은 상장 전 공모가 및 배정 관련 공시(7일) 기준 66만2680주(상장 후 지분 0.28%) 배정이 확정됐고 오는 2027년 1월7일까지 매각이 제한된다. 개별 기관들이 배정받은 물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모멘타는 지난 8일 시가총액 696억홍콩달러(13조1342억원)로 홍콩 증시에 데뷔했다. 현대차가 4월 베이징모터쇼에서 공개한 중국 전략 전기차 아이오닉 V에 주행보조 기술을 공급하는 현대차·기아 협력사이기도 하다. 홍콩에서 기술·인공지능(AI) 관련 신생기업의 IPO(기업공개) 대표 사례로 손꼽힌다.
국민연금은 올 들어 환율 문제와 증시 안정성 차원에서 국내 주식 비중 한도를 높이는 등 국내 주식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관측돼 왔다. 그러나 지난달 12일 나스닥에 상장한 스페이스X IPO에서도 국민연금은 한국투자공사(KIC)와 함께 해외 운용 네트워크를 통해 공모 물량을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콩 일반공모 경쟁률은 413.63대1, 유효신청은 21만건에 달했다. 모멘타는 현대-기아차 뿐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다만 모멘타는 투자설명서상 리스크 요인으로 미국의 대중국 견제성 규제를 지목했다.
미국 상무부의 커넥티드카(네트워크 연결 차량) 규칙은 중국 측이 개발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차량에 대한 미국의 수입·판매를 2027년식부터 단계적으로 금지한다. 모멘타는 투자설명서에서 이 같은 규제로 인해 미국 관련 사업 기회 추구가 제한될 수 있다고 적었다. 아울러 미국의 대외투자규제로 인해 자사가 차량 제어용 인공지능(AI) 개발 기업으로서 규제대상 외국인에 편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투자·보유 여부 판단 등에 관한 머니투데이의 질의에 "개별 종목·자산과 관련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