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코스피의 일중 변동률이 6.12%를 기록하며 2008년 금융위기(6.11%)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와 비교해보면 최대 3.5배 높은 수치로, 코스피의 널뛰기 장세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높은 반도체 업종 의존도와 함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가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29일 코스콤 CHECK Expert+와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전일 기준 코스피의 7월 일중 변동률은 6.12%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10월 금융위기 당시 6.11%를 소폭 상회한다. 일중 변동률은 당일 고가와 저가 차이를 두 값의 평균으로 나눈 수치다. 장중 지수가 크게 출렁일수록 값이 커지는 특성이 있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종합지수는 2.19%,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1.76%, 홍콩 항생종합지수는 1.98%로 나타났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서도 코스피의 일중 변동률이 최대 3.5배 높은 셈이다. 미국 S&P500지수는 0.0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 1.51%를 기록했다. 최근 나스닥 시장에서 마이크론, 샌디스크,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 등 메모리 반도체 종목 위주로 급등락 양상이 나타났지만, 코스피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시가와 종가를 비교한 변동률도 높았다. 7월 시가 대비 종가 일평균 변동률은 3.17%로 산출됐다. 개장과 폐장 시점 지수 차이가 3% 이상 벌어졌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8.89%, 이날은 7.52%를 기록하며 큰 편차를 보였다. 시가와 종가의 지수 방향성 자체가 뒤집히는 날도 있었다. 1일과 이날은 지수가 상승 출발 후 하락 마감했고 14일에는 반대의 경우가 발생했다.
하락폭·하락률도 두드러졌다. 이날 코스피·코스닥 시장 모두 사상 처음으로 2거래일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전날에는 732.09포인트 하락하며 역대 하락폭 2위를 차지했다. 하락률은 10.84%로 역대 4위에 올랐다. 사이드카의 경우 이달 들어 매도 방향 9차례, 매수 방향 5차례 울리며 위아래로 변동폭을 키웠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 대비 코스피 변동성이 유독 극심한 원인으로 높은 반도체 업종 의존도를 꼽는다.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을 증폭시켰다는 지적이 공통으로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시가총액·거래가 집중된 시장 구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숏감마형 매매(오르면 추가 매수, 내리면 추가 매도)가 지수 등락을 기계적으로 증폭시키는 구조 △레버리지 청산과 규제 시행을 앞둔 관망세로 거래대금이 20조원 초반까지 줄어든 얇은 수급 등이 결합하며 변동성이 극단화됐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는 개별 종목·섹터가 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을 완화하고 위험 분산을 강화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준석·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표 주가지수에 개별 종목의 비중 한도 도입을 검토하면서 해당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상품을 확대하는 방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에 대한 보완 조치 역시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이병건 D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품 폐지, 레버리지 비율 조정 등의 경우 실현 가능성은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홍콩,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되는 효과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미국처럼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상품의 상장을 제한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