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시간 만에 7조 담았다"...17% 치솟은 코스피 '역대 최대'

배한님 기자
2026.07.31 11:08

오늘의포인트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코스피가 장중 6500선을 돌파한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가 장중 17% 이상 오른 것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2026.7.3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코스피 대규모 순매도를 이어오던 외국인이 대량 순매수에 나섰다. AI(인공지능) 투자 지속성과 수익성에 대한 의문으로 반도체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빠져나갔던 외국인이 빅테크 실적 발표를 계기로 돌아온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오전 10시58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한국거래소(KRX) 기준) 6조912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NXT)까지 합치면 순매수 규모는 8조1620억원까지 늘어난다.

외국인은 장 초반 역대 순매수 1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오전 9시6분 기준 외국인은 3조3281억원을 사들이고 있었다. 기존 외국인 순매수 1위는 지난해 10월2일 기록한 3조1400억원이다. 단번에 기존 기록의 두 배가 넘는 규모로 순매수한 것이다.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도 역대 최고 상승률·상승폭을 모두 갈아치웠다. 같은 시각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88.02포인트(14.09%) 오른 6381.58을 나타낸다. 코스피는 장중 한 때 955.08포인트(17.07%) 증가한 6548.64까지 오르기도 했다. 직전 상승률 1위는 2008년 10월30일 기록한 11.95%, 상승폭 1위는 지난달 9일 기록한 612.52포인트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현·선물, 주식선물, ETF(상장지수펀드)까지 매수하면서 지수 급등을 촉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최근 코스피를 대량 순매도했다. 지난 1일부터 30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7조1709억원을 팔았다. 지난 5월에는 47조190억원, 6월에는 49조3360억원을 순매도하며 월간 최대 순매도 기록도 연이어 갈아치웠다.

외국인이 팔자에서 사자로 돌아선 것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클라우드 실적을 발표하면서 국내 반도체주 투자 심리가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를 해소한 것이다.

30일(현지시간) MS는 클라우드 부문인 애저가 전년 대비 43%, 직전 분기 대비 40% 성장했다고 밝혔다. 아마존도 클라우드 부문인 AWS(아마존웹서비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7% 증가하며 최근 18개월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39.4% 수준이다.

미국 증시에서도 AI 산업 불안 완화 속에서 마이크론(18.4%), 샌디스크(26.0%) 등 메모리 반도체가 급등했다. 이날 코스피200 야간 선물 상한가(8.00%)를 기록했다.

실제 외국인 순매수 대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고 있다. 대신증권 HTS(홈트레이딩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2조7455억원, 삼성전자를 2조3850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MLCC 사업을 영위하며 반도체 수혜주로 꼽히는 삼성전기는 3529억원, SK하이닉스 최대주주인 SK스퀘어는 3375억원, 삼성전자우는 1057억원 순매수 중이다.

관련 영향으로 SK스퀘어와 삼성전기는 상한가에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20% 강세를 보인다. 특히 시총 2위 종목이자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23%를 차지하는 SK하이닉스가 28% 수준으로 오르면서 상한가 직전까지 오르기도 했다.

최근 있었던 대규모 조정장 영향으로 코스피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아진 점도 외국인 순매수를 키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AI에 대한 신뢰가 회복된 상태에서 코스피와 국내 반도체 대표주 밸류에이션이 엄청나게 낮게 형성돼 있어 매력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의 경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식 매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보통주 약 49억원(3620주)을 장내 매수했다고 지난 30일 공시했다. 거래 30일 전 사전 공시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즉시 살 수 있는 최대한도(50억원 미만)를 매입한 것이다. 최 회장이 개인 명의로 SK하이닉스 주식을 매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대형 헤지펀드인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캐피탈 펀드 청산이 반도체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픈AI 출신인 레오폴드 아셴브레너가 이끄는 해당 펀드는 그동안 4배 레버리지를 통해 AI·반도체주에 대규모 투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레오폴드는 최근 연이은 주가 조정이 이어지면서 마진콜 압력을 받았고, 헤지펀드 시타델이 이들의 포트폴리오를 대부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최근 반도체주 급락에는 레버리지 펀드들의 손실로 인한 강제 매도 물량 압박이 존재했지만, 레오폴드 펀드의 청산으로 디레버리징(부채 청산을 통한 재무 안정화) 작업이 후반부에 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진콜은 투자 자산 가격이 떨어져 계좌의 증거금(담보 가치)이 최소 기준 아래로 내려갔을 때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추가 돈을 넣어 계좌를 채우라고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