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지주사 계열 증권사를 제외한 상위 6개 증권사가 부담해야 하는 교육세가 3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교육세가 사실상 초과이익에 과세하는 이른바 '횡재세'로 작용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게다가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유동성 공급자(LP)로 활동하는 증권사가 LP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수록 세금이 늘어나는 구조여서 과세 구조가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시뮬레이션 결과 올해 부담해야 하는 교육세액은 3394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교육세액 460억원 대비 7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6개 종투사는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메리츠·키움·대신증권이다.
올해 교육세액 규모는 지난 1분기 실적에서 주식매매이익·집합투자증권매매이익에 인상된 교육세 1%를 적용해 올해 전체 세액을 추산한 것이다. 지난해 교육세법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과세표준 1조원을 초과한 금융회사에 대한 교육세율이 기존 0.5%에서 1%로 2배 인상됐다.
상반기 증시 활황으로 호실적을 기대한 증권사는 교육세라는 복병을 만났다. 하반기 들어 거래대금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교육세까지 더해지며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키움증권에 대해 지난 2분기 실적 호조에도 교육세 부담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은 "세금·공과금이 1분기 182억원에서 2분기 839억원으로 증가했는데 이 중 약 600억원이 교육세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ETF LP에 강점이 있는 키움증권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과거 대비 커진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요소가 다소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도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하고도 목표주가는 하향 조정됐다. 교육세 영향으로 지배주주순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결과 등이 반영됐다.
업계는 교육세 산정식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증권사가 ETF 시장에서 LP 역할을 수행할수록 세금이 불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증시 활황에 따른 ETF(상장지수펀드) 자산 팽창으로 증권사들의 '시장 조성' 역할이 더 커졌는데 오히려 교육세 폭탄으로 돌아왔다는 불만이 거세다.
증권사들은 ETF 시장에서 LP와 헤지거래를 동시에 수행한다. 상장 종목별로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하고(LP),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반대 포지션 매매(헤지)를 하면서 ETF 시장에서 인프라 조성 역할을 한다. 증권사가 LP거래에서 수익을 내도 헤지거래에서는 손실이 나서 결과적으로는 LP·헤지 거래 전체로 보면 이익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수 등락에 따라 매매수익 100억원을 거뒀더라도 손실이 50억원 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교육세는 매매이익에만 과세하고 손실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LP거래 수익 따로, 헤지거래 수익 따로 과세해 증권사들의 LP거래가 많아질수록 교육세 부담이 급증한다. 예시처럼 실질적으로 손익은 50억원에 불과하지만 수익 100억원에 대해 과세한다. 올해 1분기 ETF 거래대금 1049조원 중 LP 거래 비중은 24%인 256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으로 LP를 담당하는 증권사의 부담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일체인 LP·헤지거래를 별개로 평가해 영업손실(비용)이 과세표준에 반영되지 않는다"며 "증권사의 실제 영업이익과 무관하게 교육세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각 사의 교육세 부담으로 ETF LP거래가 위축되면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LP 거래에 따라 교육세 부담이 늘기 때문에 오히려 ETF 시장 조성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다. LP거래가 줄어 ETF에 호가 공백이 발생하면 가격이 왜곡돼 투자자의 손실 위험이 커진다.
이에 업계에서는 교육세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LP·헤지거래에 대해서는 실질이익을 기준으로 과세해야 한다고 본다. 영업수익에서 영업비용을 제외한 이익을 기준으로 하는 손익 통산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협회를 중심으로 시장 조성 성격이 강한 거래에는 손익통산 방식을 적용해달라고 세제당국과 국회에 건의해왔다. 정부 세제개편안에 반영되지 않은 만큼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손익통산법 반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