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격 요건 완화… 가상자산사업자 대주주 심사 숨통

김나경 기자, 조철희 기자
2026.08.12 04:00

법위반 경미·양벌처벌시 예외
'1000만원 이상' 해외거래 땐
자체 의심거래 관리체계 구축
네이버·두나무 합병 리스크↓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사업자 대주주의 위반 정도가 경미하거나 양벌규정에 의해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결격사유에서 제외하도록 '대주주 형사처벌' 요건을 일부 완화했다. 가상자산사업자가 해외 가상자산사업자·개인지갑을 통해 1000만원 이상 거래할 때는 자체 의심거래 관리체계를 구축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으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을 둘러싼 규제 불확실성은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1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시행령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 심사대상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불수리 요건 △해외 가상자산 이전거래에 대한 자금세탁방지 의무 등을 구체화했다.

심사대상이 되는 대주주의 범위는 △최대주주 △10% 이상 지분권자 △대표이사를 선임하거나 이사 과반수를 선임한 주주다. 최대주주가 법인인 경우 법인의 최대주주와 대표자도 심사대상에 포함된다.

업계의 관심이 가장 컸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불수리 요건에는 대주주의 형사처벌 관련 요건이 완화됐다. 대표자·임원은 자금세탁, 금융관련 법률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이력이 없어야 한다. 대주주의 경우 위반이 경미하거나 양벌규정에 의해 형사처벌을 받은 때에는 결격사유에서 제외하도록 예외를 인정했다. 규제합리화위원회의 개선 권고를 반영한 조치다.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하려면 부채비율 20% 이하, 대표자·임원의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자격요건 충족과 함께 △전문성을 갖춘 인력·조직 △전산·보안 등 물적 설비 △이용자 보호 내부통제 체계 이른바 '3종 세트'를 갖춰야 한다.

가상자산 이전거래에서 자금세탁방지 의무도 구체화했다. 당국에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가 해외 가상자산사업자 또는 해외 개인지갑과 1000만원 이상의 가상자산 거래를 하는 경우 자체적인 의심거래 관리체계를 구축·운영해야 한다. 입법예고 당시 FIU 직접보고 방식에서 자체 관리체계 구축으로 규제 수준이 완화됐다.

트래블룰(정보제공 의무)은 100만원 이상 거래에서 금액과 무관한 전체 거래로 확대된다. 정보가 누락되면 수취 가상자산사업자가 정보제공을 요청하거나 거래를 거절할 수 있다. 쪼개기 송금을 통한 자금세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특금법 위반 후 제재조치 전 퇴직한 임직원에 대해서도 문책경고·주의적 경고 등 제재 수위가 무겁지 않은 경우 검사수탁기관 위탁통보 규정이 마련됐다. 가상자산사업자의 고객확인 의무도 강화돼 자금세탁 우려 시 고객 특성·거래양태 등을 고려한 강화된 확인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 강화와 퇴직자 제재조치 통보 규정은 20일부터 시행되며 해외 고액거래 모니터링 강화 등은 공포 6개월 후 시행된다. 부채비율·인력설비·내부통제체계 요건은 기존 사업자에 한해 1년간 적용이 유예된다.

한편 이번 개정 시행령에서 가상자산사업자 결격요건이 완화되면서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합병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의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시행령 개정만으로 네이버·두나무 결합의 특금법상 절차가 모두 해소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네이버가 개정 특금법과 시행령에 따라 두나무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지위에서 심사대상에 포함되는지는 실제 신고 과정에서 확인될 필요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등 다른 절차도 별도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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