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사그라들자 코스피의 연속 상승 마감 행진이 5거래일에서 멈췄다.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감과 함께 미국채 장기물 금리가 일제히 오르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19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 7월 의사록 발표 이후 전개될 국제유가와 시장 금리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08.11포인트(1.55%) 내린 6869.83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 7216.62까지 상승하며 7200선까지 회복했으나 6800선까지 떨어졌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미국채 금리 상승을 지목한다. 17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의 60일 협상 시한은 이날 만료됐으나 양측 모두 연장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협상 과정에서 오만의 역할에 대해 "오만이 방해한다면 나는 그들을 가차 없이 폭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재차 고조되자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의 10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90달러를 상회하며 마감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경계감이 깔린 가운데 국제유가가 다시금 상승하며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2007년 6월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돌파했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5.31%를 기록했고 10년물의 경우 4.728% 상승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연휴 기간에 미국 마이크론, 일본 키옥시아, 중국 창신메모리(CXMT) 등 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 일부 종목들이 상승했다"며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으로 반도체주를 매수하려는 물량이 장 초반 들어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에서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장중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피 시장(한국거래소 기준)에서 기관이 784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7312억원어치, 86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직전 거래일까지 4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던 외국인은 이날 역시 장 초반 1조원대 이상을 순매수했으나 장중 순매수 폭을 줄였다.
코스피 업종 중 IT(정보통신) 서비스가 5%대 약세 마감했다. 증권은 4% 이상, 기계·장비, 운송장비·부품, 건설이 3% 이상 떨어졌다. 제약은 2%대 하락했다. 전기·가스, 제조, 금속, 전기·전자, 화학은 1% 이상 내렸다. 금융과 부동산은 약보합인 반면 통신은 강보합에 거래를 마쳤다. 운송·창고는 1% 이상, 보험은 2% 이상 상승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기가 7%대 급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5% 이상 떨어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3% 이상 내렸다. 삼성전자는 2%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대 하락했다. SK스퀘어는 1% 이상 내린 반면 SK하이닉스는 1% 이상 올랐다. 삼성생명도 3%대 상승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0.45포인트(3.52%) 내린 834.2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이 4164억원 순매도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892억원, 367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업종 중 금융과 금속이 5% 이상 미끄러졌다. 비금속은 4%대 하락했다. 제약, 의료·정밀기기, IT 서비스, 전기·전자, 제조는 3% 이상 내렸다. 음식료·담배, 건설, 화학, 기계·장비는 1%대 떨어졌다. 유통은 약보합, 통신은 강보합에 마감했다. 섬유·의류는 4% 이상 올랐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1위부터 4위까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레인보우로보틱스 모두 6% 이상 급락했다. 시총 1위인 알테오젠 역시 5%대 내렸다. 에이비엘바이오도 5% 이상 떨어졌다. 리노공업은 4%대, 원익IPS는 3%대 하락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강보합에 거래를 마쳤다. 이오테크닉스는 2% 이상 올랐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오는 19일 예정된 7월 FOMC 의사록 발표과 지정학적 긴장감에 주목, 국제 유가와 미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 여부에 따라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정은·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단기 급반등한 이후 외국인이 5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다"며 "속도 조절 국면에 진입한 흐름 속 FOMC 의사록과 중동 정세 향방에 따라 반등의 연속성이 결정되고 지지력 테스트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2원 내린 1411.8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30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