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국내 증시는 한국시간으로 같은 날 오전 3시 공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미국 장기 국채금리 움직임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19일 코스피지수가 5% 넘게 급락한 가운데 반도체 투톱으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7%, 9% 넘게 하락한 만큼 미국 반도체주 움직임도 변수로 거론된다.
1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8.66포인트(5.80%) 내린 6471.17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469.02포인트(6.83%) 하락한 6400.81까지 밀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조4883억원, 1조3244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4조6368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7.82% 하락한 24만7500원, SK하이닉스는 9.75% 내린 15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도 반도체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4.98% 내렸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샌디스크, 웨스턴디지털도 각각 7% 이상 하락했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연 5.33%까지 올라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정 연장이 무산되면서 국제유가가 오르고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장기금리는 상승압력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하락의 주요 배경은 글로벌 장기 금리의 상승"이라며 "장기금리의 상승은 미래 이익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AI(인공지능) 성장주를 중심으로 조정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일 공개될 7월 FOMC 의사록에서 향후 금리 경로와 관련해 어떤 내용이 확인되는지가 관심사다. 당시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찬성 위원 9명)했지만 3명의 위원이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의사록을 통해 물가와 고용에 대한 위원들의 판단과 금리 인상론이 내부에서 어느 정도 확산됐는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오는 27~29일(미국 현지시간) 와이오밍주 그랜드티턴 국립공원 잭슨레이크 로지에서 열리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도 변수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연설에서 향후 금리 경로와 관련한 발언이 나올 경우 장기 국채금리와 증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조 연구원은 "FOMC 의사록 또는 잭슨홀에서 진행될 워시 연준 의장의 연설에서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완화적 신호가 확인될 경우 장기금리 상승세가 일부 진정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미국 재정적자 및 AI 회사채 공급 확대 등 구조적 요인들이 단기간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금리 레벨 자체가 현 수준에서 쉽게 낮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중동 정세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재개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와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움직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등 국내 이슈가 지난 뒤 다시 대외 변수로 증시가 흔들리면서 시장의 피로도가 높아진 상태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수익성 불안, 레버리지 청산 등 7월 폭락 국면에서 벗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에 직면한 것이기에 시장의 피로도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코스닥은 19일 9.74포인트(1.17%) 내린 824.46에 마감했다. 장중 3.62% 하락한 804.02까지 밀렸다가 한때 상승 전환했지만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8억원, 499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716억원을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