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서진시스템 회장 체제 전환]상반기 누적 매출 7000억, 반도체 부문 실적 견인

김인규 기자
2026.08.20 08:06
[편집자주] 서진시스템은 남들보다 먼저 베트남에 뛰어들어 수직계열화된 제조 밸류체인을 일궜다. 중국에 맞설 K-제조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행보였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그 투자가 본격적인 결실을 앞두고 있지만, 누적된 운전자본 부담과 베트남 현지의 불확실성은 넘어야 할 성장통으로 남았다. 창업주 전동규 대표는 회장 체제로 전환하며 리더십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베트남에서 시작한 승부수가 AI 시대의 K-제조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더벨이 서진시스템의 '퍼스트펭귄' 전략 이후 승부수를 살펴봤다.
서진시스템은 올해 상반기 반도체 부문의 성과에 힘입어 누적 매출 6903억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입증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 매출은 308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이미 넘어섰으나, 비용 선인식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동규 대표는 회장 체제로 전환하며 리더십을 재정비하고 자금조달 구조를 재편하는 등 수익성 개선과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더벨'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서진시스템이 글로벌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올해 상반기 외형성장을 입증했다. 기대감이 컸던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 매출이 일부 이연됐음에도 반도체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점이 주효했다. 상반기에 선제적으로 비용을 다수 인식하면서 적자를 기록한 수익성이 과제로 남은 모양새다.

서진시스템은 올해 2분기 4101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2585억원)와 비교해 58.63% 성장한 수치다. 반기 누적으로도 690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5398억원)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서진지스템은 지난 2024년부터 2년간 조단위의 매출 외형을 기록했다. 시장 안팎에서 올해 온기 기준으로 2조원의 매출을 예상해온 만큼 하반기 실적 추이가 주목된다.

회사의 주요 매출은 ESS, 반도체장비, 통신장비, 전기자동차 및 배터리 부품 등으로 나눠져 있다. 최근 상대적으로 마진이 적은 사업부문 비중을 줄이고 첨단산업 위주의 매출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반기 실적에서 눈에 띄는 부분도 반도체 부문이다. 3085억원에 해당하는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한 해 동안 올렸던 실적 2912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자회사 텍슨이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인 램리서치의 핵심 공급사로 알려진 만큼 향후 매출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ESS부문도 견조한 매출을 유지했지만 미국 휴스턴 공장 가동이 일부 미뤄진 영향으로 시장에서 기대한 만큼의 성장세를 보이지는 못했다. 상반기 2000억원대로 지난해 연간 매출 4000억원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고객사와의 협의를 통해 기수주 물량 일부도 내년까지 공급하는 것으로 넘긴 상태다. ESS향 매출은 주요 공급사인 에이스엔지니어링을 통해 플루언스에너지로 공급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플루언스는 글로벌 1위 ESS 시스템 통합(SI) 업체로 에이스엔지니어링이 ESS용 특수 컨테이너인 인클로저(Enclosure)를 독점 공급 중이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으로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대규모 전력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면서 제조 밸류체인에 속한 서진시스템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서진시스템은 조기에 베트남 현지에 구축해둔 생산거점을 통해 원가경쟁력과 대규모 생산능력(CAPA)을 확보했다. 글로벌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도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납품 기일을 맞추기 위해서는 서진시스템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구조다.

주문은 전량 고객사의 생산계획에 따른 주문생산 방식으로 이뤄진다. 고객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최소 2주에서 2개월 이전에 단기발주 형식으로 진행된다. 수주잔고를 별도로 기록하고 있지 않지만 이 때문에 재고자산을 통해 향후 매출을 엿볼 수 있다.

서진시스템의 상반기 재고자산은 1조1331억원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말 8497억원과 비교해도 상당 부분 늘어난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재고자산으로 인한 유동성 부담을 제기하지만 서진시스템은 회사의 시스템을 이해하면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원자재 구입부터 제조 전 과정을 수직계열화한 만큼 고객사 주문량에 따라 재고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다.

다만 이러한 구조로 인해 올해 상반기 수익성 개선을 숫자로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올해 2분기 전년 동기(59억원)보다 늘어난 19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반기 누적으로는 영업이익 149억원에서 적자 전환한 5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말 턴어라운드 여부가 서진시스템의 향방을 가를 관건이 될 전망이다.

서진시스템은 최근 3000억원 규모로 추진 중이던 자금조달 구조를 재편했다. 기존 전액 영구채로 계획했으나 일반 전환사채(CB)를 섞어 각각 1500억원 규모로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기존 앵커 투자자였던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회사 자금 대여를 위한 전동규 회장의 지분 매각 물량을 받아주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투자자 구성이 변경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시가총액과 주가 추이를 고려해 조달 규모를 일부 축소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서진시스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비용을 선인식하면서 매출 확대에도 손실이 발생했지만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받아둔 PO와 전망치를 고려했을 때 연간 기준으로는 수익성 측면에서도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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