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나랏빚과 치솟는 국제유가에 세계적으로 금리가 상승하자 국고채 ETF(상장지수펀드)의 수익률이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국내 상장 ETF의 경우 원화 강세로 환차손 비용까지 더해지며 수익률 하락 압력이 커졌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 급락할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 채권 매수는 선거를 마친 이후에 나서라고 조언한다.
16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TIGER 미국채10년선물'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5.61%, 'KODEX 미국10년국채선물'은 -5.47%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상장된 채권 ETF 140개 중 최하위권이다. 3개월과 6개월 수익률은 모두 -10%대로 나타났다.
최근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등하면서 ETF 수익률이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채권가격은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즉 금리가 오르면 가격은 내려간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97%에 도달했고 이날은 장중 5.041%까지 오르며 2007년 7월 이후 19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작점 수준으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치솟은 배경에는 주요국의 재정 확대 기조와 고유가가 맞물리며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가 자리한다. 특히 이날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하원 청문회에서 10년물 금리 상승에는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도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역시 중동 내 지정학적 긴장감이 걷히지 않으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4.44달러(4.38%) 오른 배럴당 105.83달러에, 브렌트유는 3.07달러(2.9%) 상승한 108.75달러를 기록했다. 두 유종 모두 지난 5월19일 이후 최고치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우회 수출 송유관이 예멘 후티 반군에 의해 피격당하면서 가동이 중단됐고 리비아에서도 유전 3곳이 멈췄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특히 급격한 원화 강세로 환차손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미 국채 10년물 ETF의 수익률을 끌어내렸다. 지난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5원 내린 1336.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24년 10월 이후 약 2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미 국채 10년물 ETF 대부분은 환노출로 설정됐다. 이에 두 달 새 원/달러 환율이 220원가량 급락한 흐름이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우리나라 역시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전날 4.6%를 돌파하며 2022년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국고채 10년물 ETF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이날 기준 'PLUS 국고채10년액티브'(-1.59%), 'KODEX 국고채10년액티브'(-1.62%), 'SOL 국고채10년'(-1.70%)' 등 나란히 -1%대 수익률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간선거 전에 중동 전쟁이 종결되거나 국제유가 상승세가 쉽게 가라앉을 확률은 낮다고 봤다. 이에 채권 투자는 중간선거를 기다리며 보수적으로 임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문홍철 DB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의 원유 우회 수출 경로 피격은 물가에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시장이 이자율 상승재료에는 극히 민감하므로 상단 한계를 설정하지 말고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