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사서 돈 버는 회사들…금리 오를 때 급한 빚 줄였다

김지훈 기자
2026.09.26 08:40
부실채권 매각 규모와 평균 매입률/그래픽=윤선정

부실채권(NPL) 시장의 큰손인 NPL전업사들이 금리 인상기에 당초 모집 목표보다 회사채 발행 물량을 늘려 차환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조달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채권 매입 가격과 회수 기간 관리가 전업사의 하반기 실적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26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NPL전업사인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지난 1일 1500억원 모집을 위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9520억원의 주문을 받은 뒤 9일 발행액을 2440억원으로 늘렸다. 조달 자금은 지난 11일 만기가 돌아온 기존 회사채(1420억원) 상환 등 차환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대신에프앤아이는 지난 7일 수요예측에서 1500억원 모집에 1조5890억원의 주문을 확보해 15일 3000억원을 발행했다. 조달 자금은 9월16일부터 10월13일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14건을 갚는 데 쓴다.

하나에프앤아이도 지난 7월27일 1500억원 모집에 6870억원의 주문을 받아 발행액을 2650억원으로 늘렸다. 이 가운데 2150억원은 차환, 500억원은 운영자금에 배정했다.

삼정KPMG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연합자산관리와 대신에프앤아이, 하나에프앤아이,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등 전업사가 전체 NPL 투자 건수의 89.2%, 투자 금액의 90.3%를 차지했다.

은행권 NPL은 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국내 은행권이 보유한 NPL은 18조9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조2000억원 증가했다. 총여신 대비 NPL 비율은 0.60%에서 0.63%로 올랐다. 2분기 신규 NPL은 7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7000억원 늘었고 정리 규모는 6조1000억원이었다.

기업여신 NPL이 15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80.4%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신규 NPL은 1분기 3조3000억원에서 2분기 4조5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 늘었다.

은행권이 시장에 공급한 NPL은 미상환원금잔액(OPB) 기준 2024년 8조3000억원, 지난해 8조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 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7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지난달 27일 다시 3.00%로 인상했다. 한은은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정KPMG는 올해 하반기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상업용·주거용 담보채권을 중심으로 은행권 NPL 매각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전업사 수익은 자금조달 비용과 회수 전략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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