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모멘텀이 되살아나면서 9월 넷째 주(9월21일~25일) 코스피 시장에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주와 기판주들이 달렸다. 추석 연휴로 지난 24일부터 국내 증시가 휴장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런 흐름이 지속될지 주목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넷째 주 코스피는 전주(6894.23) 대비 186.69포인트(2.71%) 오른 7080.92를 기록했다. 메타의 신규 에이전트 AI가 흥행에 성공하고, 내년에도 메모리 반도체와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공급이 빠듯할 것이란 전망에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코스피가 상승했다.
이 기간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9.39%와 0.27% 상승했다. 기판 대장주인 삼성전기는 8.57% 올랐다.
소부장주들이 대장주들보다 더 크게 뛰었다. 코스피 종목(시가총액 1조원 이상, 주간 거래대금 1000억원 이상 기준) 중 가장 크게 상승한 종목은 기판주인 코리아써키트로, 상승률 24%를 기록했다. 또 다른 기판주인 대덕전자도 15.7% 올랐다.
MLCC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앞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고용량 MLCC를 중심으로 나타났던 품절이 이달에는 범용 MLCC로 확산했으며, 일부 품목의 유통 가격은 한 달 만에 280% 급등하기도 했다"며 "서버용 제품으로의 생산능력 배분이 MLCC 수급 환경을 압박하고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라고 말했다.
반도체 소부장주인 이수페타시스도 14.66% 뛰며 상승률 상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DB하이텍(등락률 4.68%), 한미반도체(3.18%) 등도 상승했다.
반도체 소부장주들이 주목을 받은 것은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이 증설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 대장주의 실적이 크게 뛰었다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소부장들의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소부장 업체들 전반적으로 투자 기회가 많다고 판단한다"며 "국내외 반도체 업체들의 증설 일정을 감안하면 2028년까지 외형 성장 가시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반면, 이 기간 원자력주와 방산주는 대부분 하락했다. 반도체주로 자금이 쏠리고, 추석 연휴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커지면서 그동안 상승 폭이 컸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탓이다.
특히 대미 투자 프로젝트 합의문 공개 등이 연기되면서 해당 모멘텀으로 상승했던 원자력주, 건설주 등이 하락했다. 대우건설(-7.77%), HD건설기계(-7.22%) 등이 하락률 상위에 올랐다.
중동과의 협력 기대감에 올랐던 방산주는 차익실현 매물과 중동 전쟁 리스크 완화에 하락했다. 한화시스템과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각각 7.63%와 6.99% 내렸다. 다만 증권가는 여전히 방산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긴장 완화를 방산 업종의 악재로 볼 이유는 없다"며 "전쟁으로 미뤄둔 중동 무기 도입 결정이 재개되고, 미국은 요격탄의 상당 부분을 소진해 중장기 재보급 수요가 누적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쟁의 순효과는 결국 무기 소요 증가로 연결될 것"이라며 "투자의견 비중 확대를 유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