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앤컴퍼니(옛 공구우먼)가 한 개발업체 A대표에게 250억원을 빌려주고도 담보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현금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대표의 주식이 나인앤컴퍼니가 같은 금액을 빌린 메리츠증권에 먼저 담보로 잡혀 있어서다. 이 건을 두고 이사회에서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나인앤컴퍼니는 지난 6월 싱가포르 사모펀드인 CCG인베스트먼트(CCGI)에 인수되기 전후로 단기간에 금전대여, 옥외광고 영업권 선급금, 비상장기업 투자 등으로 대규모 자금을 집행했다.
이 회사는 지난 15일 정정공시를 통해 메리츠증권이 A대표가 보유한 회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받았다고 공시했다. 이 계약은 나인앤컴퍼니가 메리츠증권에서 빌린 250억원에 대한 것으로 A대표는 일종의 제3자 담보를 제공했다.
이런 구조가 된 것은 나인앤컴퍼니가 메리츠증권에서 250억원을 대출받아 그대로 A대표에게 빌려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메리츠증권이 이를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나인앤컴퍼니는 메리츠증권에 제공된 담보 설정이 해지되는 대로 A대표의 주식에 근질권을 설정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A대표 주식에 대한 메리츠증권의 근질권 해지일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결국 나인앤컴퍼니가 A대표 주식을 자신의 담보로 확보하려면 만기 전 메리츠증권에 돈을 먼저 갚아야 한다. A대표 대여금의 만기일은 오는 12월15일이다. A대표가 보유한 주식의 주가가 떨어져 담보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나인앤컴퍼니는 A대표에 대한 금전대여 목적을 '6개월 만기의 단기 금전대여로 주식담보 확보를 통해 리스크를 통제하는 동시에 유동성 운용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이사진 내부에서 의견 충돌이 있었다. 이사 8명 가운데 2명이 해당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찬성한 2명은 조건을 달았고 찬성한 또 다른 1명은 건의사항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나인앤컴퍼니가 지난 6월 싱가포르 사모펀드인 CCG인베스트먼트(CCGI)에 인수되기 전후로 단기간에 금전대여, 옥외광고 영업권 선급금, 비상장기업 투자 등으로 대규모 자금을 집행한 점을 우려한다. M&A(인수합병)를 위해 인수금융을 조달하고 상환하는 와중에도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나인앤컴퍼니는 이상훈 기타비상무이사가 대표로 있는 에스엘엠앤씨에 올해 상반기 옥외광고 영업권(웃돈) 선급금으로 50억원을 지급했다. 지난 7월에는 비상장사 에이아이티에너지의 지분을 41억2000만원에 사들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없이 2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나인앤컴퍼니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억원 늘었고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같은 기간 9억원 줄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금융상품을 대거 처분하면서 늘어난 것이어서 의류 사업만의 성과로 보기는 어렵다.
나인앤컴퍼니 관계자는 "A대표 대출 건은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법리적 검토를 마쳤고 반기 감사에서도 문제없다고 확인된 건으로 서류 계약상 질권은 명확히 잡혀 있어 우려할 게 없다"며 "인수 과정과 관련된 부분 역시 적법하게 진행됐고 일부 사안은 비밀유지계약(NDA)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