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가 1200억원 규모 CB(전환사채) 발행에 나선다. CJ CGV는 올 들어 업황 개선과 자회사 실적에 힘입어 성장했고 지주사인 ㈜CJ의 신용 지원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재무 내실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CB가 앞으로의 주가 상승에 따른 투자수익을 기대하는 기관투자자들의 관심 속에 흥행할지 주목된다.
2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이르면 다음달 초 12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를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한양증권·NH투자증권 등 증권사 4곳이 인수기관 또는 주관기관으로 참여했다. 다만 발행 주관사는 확정되지 않았다. 이들 기관이 모집하는 투자금에 따라 발행 총액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돈 텀시트(주요 조건서)에 따르면 CB는 만기 5년으로 표면금리와 만기보장수익률은 모두 0%다. 발행사인 CJ CGV나 최대주주 ㈜CJ(지난 6월 말 기준 지분율 50.90%)가 투자자로부터 CB를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매도청구권)은 없다.
투자자들은 발행 2년 뒤부터 3개월마다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 전환 청구 기간은 발행 1년 후부터 만기 1개월 전까지다. 시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은 없다. 표면금리와 만기보장수익률이 모두 0%인 만큼 주가가 오르지 않아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없을 때는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한 셈이다.
CJ CGV의 현재 주가는 5000원대다. 코로나19로 극장을 찾는 사람이 크게 줄었던 2021년 2만4000원대에서 꾸준히 내려 지금에 이르렀다.
올 들어 CJ CGV는 자금조달에서 지난해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월30일과 5월28일 2차례에 걸쳐 총 600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지주사인 ㈜CJ가 자금보충약정을 맺어 지원한 덕분에 흥행했다. 반면 지난해에는 신종자본증권 400억원 모집에 수요가 100억원에 그쳤고 1000억원 규모 회사채는 전량 미매각됐다. 결국 신용보증기금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보증을 서는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로 800억원을 조달하며 위기를 넘겼다.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4.2% 증가한 5705만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왕과 사는 남자', '오디세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등 관객 1000만명을 동원한 흥행작이 나오면서다. 극장 수는 6월 말 기준 176개로 1년 반 새 20개를 줄이는 등 비용 절감도 진행 중이다.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0% 늘었고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1788억원으로 21.8%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CJ CGV의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자회사를 통한 외형 확장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기술특별관 설치와 전용 콘텐츠 제작사업을 맡은 자회사 CJ 4DPLEX는 지난 8월 금융위원회로부터 2200억원 규모 RCPS(상환전환우선주) 투자를 승인받았다. 첨단전략산업기금이 500억원, 글렌우드크레딧·지앤피인베스트먼트 등 민간 금융권이 1700억원을 투자했다. 그룹 계열사 시스템 구축·운영과 대외 IT 서비스를 맡은 완전자회사 CJ올리브네트웍스는 신용평가사 2곳에서 'A+/안정적' 등급을 받았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2024년 ㈜CJ가 4444억원 규모로 현물출자하면서 CJ CGV의 완전자회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