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간에 있는 내 정보를 삭제하려고 마음먹은 순간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있다. ‘대체 내 정보는 어디에 얼마나 흩어져 있는 것일까, 과연 다 찾을 수나 있을까’라는 의문이다.
개인 정보를 수정하거나 삭제하려면 어디에 어떤 정보가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대행업체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혼자 힘으로 이를 확인해 낼 재간이 없다.
물론 인터넷 이용자들이 품을 들이면 마냥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행정자치부에서 운영하는 주민번호 클린센터나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운영하는 개인정보보호포털 등을 활용하면 일단 내 정보가 어느 사이트에 산재돼 있는지부터 파악해 볼 수 있다.
인터넷 공간에서 대화 내용을 남기고 싶지 않다면 소멸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해외에서 먼저 시작된 소멸성 SNS 중에서 미국 10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전 세계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스냅챗’. 이 SNS는 대화 내용과 사진 등을 상대방이 확인하면 자동 삭제되는 기능을 처음 도입했다. 페이스북이 스냅챗의 가치를 알아보고 약 3조원에 달하는 인수금액을 제시하며 사들이려 했다가 실패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후 페이스북은 메시지가 자동 삭제되는 ‘슬링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소멸성 SNS가 제법 많다. 모바일 플랫폼 기업 브라이니클은 대화 후 10초 이내에 메시지가 자동 삭제되는 ‘돈톡’을 운영하고 있다. 돈톡은 상대방에게 보낸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았으면 삭제할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 네이버 라인도 정해진 시간 후 메시지가 삭제되는 기능을 담은 ‘타이머챗’이라는 서비스를 내놨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개별적인 정보 삭제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포털과 같은 정보제공자들의 적극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잊혀질 권리, 나를 잊어주세요’의 저자 송명빈씨는 잊혀질 권리의 주체가 소비자와 서비스사업자들임에도 불구 현재 이뤄지고 있는 논의구조에서 정작 소비자들은 소외돼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송 씨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잊혀질 권리에 대한 논쟁이 촉발됐고 권리를 수행하는 서비스에서 이 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돼야 함에도 불구, 우리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며 “소비자들이 권리를 찾을 수 있는 환경이 신속히 마련되도록 관련 규정이 정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미 없는 데이터가 쌓일수록 사용하는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없어 불편하고 포털사는 이용자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며 포털과 같은 사업자들이 ‘데이터 솎아내기’를 통해 정크 데이터와 상업용 데이터를 가려내고자 하는 등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