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하는 '페이'…10만원 송금하는게 '핀테크'는 아니지

김지민 기자
2015.05.21 05:55

국내서 박터지는 지불결제 서비스는 美·中 선점…정작 필요한P2P 규제는 '꿈쩍도 안해'

핀테크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업종을 불문하고 ‘페이(Pay)’ 열풍이다. 스마트폰을 통한 지불·결제(간편 결제) 서비스인 페이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경쟁이 치열하다. 온라인 금융결제 인프라가 어느 나라보다 앞서있는 국내 환경에서 페이 서비스는 핀테크를 대변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규제 완화가 필요한 분야에선 아직도 변화 기미가 보이지 않아 ‘입으로만 떠드는 핀테크 활성화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내 최대 기업삼성전자는 국내 최초로 생체인식을 이용한 ‘삼성페이’를 오는 7월 출시한다. 스마트폰에 입력된 지문정보를 통해 본인 인증 후 가맹점의 마그네틱 결제단말기를 통해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미 미국, 중국 업체들은 결제 시장을 상당히 선점했다. 애플은 작년 10월 단 한 번의 터치로 쇼핑 결제가 가능한 애플페이를 내놓으면서 이 시장에 빠르게 대응했다. 알리바바가 내놓은 알리페이는 이미 서울 명동에서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는 삼성 외에도 국내 ICT 업체들이 페이에 덤벼들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이뤄냈다고 하기 어렵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 가입자 수가 400만명을 돌파했지만, 가입자 수 8억명에 달하는 알리페이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이런 상황에도 국내 간편 결제 시장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핀테크를 어느 정도 한다고 하는 세계적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P2P(개인 대 개인) 대출 시장의 경우 우리 기업들은 규제에 묶여 아예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우리 금융당국은 P2P 대출 업체를 대부업체로 등록하도록 규정했다. 해외송금업도 법상 불법 ‘환치기’에 해당한다.

핀테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기업들은 정부의 규제에 답답해할 수밖에 없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도 “고작 10만원 송금하는 ‘뱅크월렛카카오’가 무슨 핀테크냐”며 비판할 지경이다.

ICT 업계 관계자는 “P2P 대출의 경우 실제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도 많고, 이를 하고 싶어하는 스타트업들이 상당히 많지만 지금 규정상 시도조차 할 수 없다”며 “정부가 우려하는 위험요인을 무시할 수 없지만, 핀테크가 대세가 된 만큼 생태계 조성 측면에서 유연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핀테크는 생태계 구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부분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제대로 된

플랫폼을 갖추지 않고서는 해외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매번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정부도 인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병선 카이스트 교수는 “애플은 자신들과 함께하는 파트너, 협력사들과 공존하기 위해 결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고 이는 페이스북 등도 마찬가지”라며 “앞으로 30년 이상 지속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진 회사는 결제 플랫폼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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