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된 10개월째다.
법 시행 초기 극심한 혼란을 겪긴 했지만 시장은 새로운 제도에 맞춰 점차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초기 우려와는 달리 순기능도 적지않았다. 이통사들의 과도한 보조금 경쟁이 사라지고 요금·서비스 경쟁이 불붙고 있다. 음성통화 요금을 무료로 제공하는 자신이 쓴 데이터량에 따라 과금되는 데이터중심요금제가 대표적이다.
경쟁 법칙도 달라졌다. 타사 가입자 유치 경쟁에 상대적으로 푸대접을 받았던 기존 가입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 기기변경 가입자도 동일한 단말기 지원금 혜택을 받게되면서부터다.
단말기 제조사들의 경쟁 양상도 달려졌다. 과거 프리미엄폰 위주로 경쟁을 벌여왔던 휴대폰 제조사들이 기본기가 탄탄한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이전까지 보급형 모델은 프리미엄 모델과 제품 사양에 큰 차이가 있었지만, 최근 선보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J’5와 LG전자의 ‘밴드 플레이’는 스마트폰의 기본 기능을 갖춘 데다, 프리미엄 모델에만 있었던 고급 기능도 다수 채택했다. 디자인도 세련됐다. 비용대비 성능이 괜찮은 이른바 ‘가성비’ 좋은 스마트폰들이 줄줄이 출시되면서 이용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단말기 유통법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단말기유통법 탓에 시장 전체가 쿨다운되면서 국내 제조사들의 경쟁력이 위축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통사들의 마케팅비가 크게 줄었지만, 그만큼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소비자 항의도 여전하다. 이같은 지적이 나올 때마다 정부는 해명자료를 내며 ’오해‘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시지 않는다.
한편으로 생각해오면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는 시장 규제법의 한계 아닐까. 긍정 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시선을 더 끄는 것도 규제정책의 운명이다. 이같은 쳇바퀴 논쟁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합리적인 소비문화와 통신시장 생태계 방향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할 듯 싶다. 법 개정 문제는 그 이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