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부상하고 있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화웨이, 샤오미 등은 자국의 거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규모면으로는 이미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인터넷과 여러 산업 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또 수많은 젊은이들이 혁신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외에도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업 인수합병 혹은 지분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ICT 생태계 조성을 하는 동시에 기술 획득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 중이다.
제조 대국에서 스마트 강국으로
2014년 중국의 ICT 산업규모는 전년 대비 13.0% 증가한 14조 위안을 기록했다. 구조적으로는 여전히 하드웨어 제조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컴퓨터, LCD TV 등 주요 ICT 제품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는 2000년대 초반 글로벌 산업 이전과정을 거치면서 생긴 결과다. 현재 삼성전자, 인텔, HP, 시스코를 비롯해 직접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애플도 폭스콘 등 전문제조업체(EMS)를 통해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ICT 제조업은 대체로 부가가치가 낮고 노동집약적인 조립분야에 집중돼 있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고부가가치 제조영역으로의 전환과 더불어 부가가치 창출이 크고 고용창출 효과가 큰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분야의 발전을 장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정부는 12차 5개년 기간(2011~2015년) 내내 산업 구조조정과 고도화를 추진해왔고,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기술과 전통산업 간 융합을 장려해 왔다. 또 산업정책 외에도 지속적인 임금 인상을 통해 기업에게 고도화를 하도록 유도해 왔다.
한편 1994년 중국에 인터넷이 도입된 이래, 인터넷은 중국인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다. 20년 만에 인터넷 사용자가 6억 5000만 명(모바일 사용자는 5억 6000만 명)으로 늘어났으며, 전자상거래와 게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중국의 ICT 시장 규모도 4189억 달러(2014년 말 기준)로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됐다.
통신 인프라가 잘 갖춰진 대도시는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중국인들의 풍경이 낯설지 않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알리바바라는 공룡기업이 등장했고, 글로벌 기업인 화웨이를 비롯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샤오미, 메이주 등 로컬업체들은 가성비가 뛰어난 스마트 기기를 잇달아 시장에 선보이면서 돌풍을 이어 나가고 있다. 특히 2010년 설립된 샤오미는 중국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판매 1위에 오를 정도로 단기간에 엄청난 성장을 했다. 또한 O2O(Online to Offline) 영역이 크게 발전하면서 콜택시앱 디디다처, 콰이디다처, 배달앱 어러머, 병원 예약앱 과하오왕 등 다양한 파생 서비스가 계속 생겨나고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 ‘인터넷 플러스’
‘인터넷 플러스’는 3월 전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이슈화 됐다. 인터넷 플러스는 모바일 인터넷과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과 산업 간의 융합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창조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 플러스 전략을 발표함과 동시에 첫 번째로 제조업과 결합을 통해 스마트제조업 강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는 ‘중국 제조 2025’ 계획을 선보였다.
2025년까지 제조 대국에서 세계 2위 수준의 제조 강국으로 도약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IT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효율성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또 스마트 제조, 제조업의 서비스화 등 새로운 모델 구축 방안도 제시했다.
이어 5월에는 인터넷 플러스와 유통업 간 결합에 관한 액션플랜이 나왔다. 기존 전자상거래 영역의 확대가 골자다. 내년까지 전자상거래 규모를 22조 위안으로 끌어올리고 O2O 영역의 발전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7월에 공개한 ‘인터넷 플러스 추진에 관한 행동지도의견’(이하 인터넷 플러스 의견)에서는 기존에 발표됐던 제조와 유통 외에도 창업, 농업, 에너지, 금융, 사회 서비스, 물류, 교통, 환경 등 11개 분야에 대한 중점 업무가 제시됐다. 해당 분야는 향후 첨단 ICT 기술과의 결합으로 빠른 발전이 예상된다.
한편, 뉴노멀 시대에 들어선 중국이 경제 활성화와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혁신 창업을 장려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저렴한 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하도록 개방형 공간을 확대하고, 각종 지원금을 통해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중국 전역에서 매일 1만 개의 스타트업이 탄생할 정도로 창업 열기가 매우 뜨겁다.
혁신 창업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ICT 분야에 집중되고 있으며, 베이징 중관춘에서 가장 활발하다. 중관춘은 전체 창업투자 건수의 1/3을 차지하며, 각종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젊은 창업자의 비중이 매우 높고 창업 지원 서비스도 우수하다. 또한 혁신거리(Inno way)를 중심으로 ‘중창공간’이라 불리는 개방형 창업지원 서비스 플랫폼이 구축돼 있다. 대표적으로 처쿠카페, 3W카페 외에 초기 인큐베이팅 기능을 하는 혁신공장 등이 있고, 그밖에 투자 플랫폼, 창업 미디어 등이 있다.
선전은 화창베이를 중심으로 창업열기가 뜨겁다. 선전은 과거 글로벌 산업 이전으로 인해 형성된 제조 기반과 더불어 화웨이, ZTE 등 로컬 ICT 기업이 성장하면서 강력한 제조 생태계가 조성된 것이 강점이다.
현재 800개의 크고 작은 공장에서 스타트업이 원하는 제품을 생산해낸다. 시제품을 만드는 비용이 한국의 절반도 안된다는 것이 현지에 진출한 업체의 설명이다. 이것이 선전을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천국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또 세계적으로 유명한 하드웨어 창업 지원 기관인 헥셀러레이터(HAXLR8R)가 진출해 있고, 미국,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선전으로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중국의 창업 경쟁이 매우 치열하지만 다양한 틈새시장이 존재한다. 또 틈새시장이라 할지라도 결코 규모가 작지 않다. 이와함께 정부출자펀드와 벤처캐피털 등을 통한 창업투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시장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창업 열기는 5~6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기업의 부상에 대한 우리의 대응전략도 바뀔 필요가 있다. 특히 앞으로 중국의 제조업이 점차 고도화되고, 한·중 간 격차가 축소되면 어떻게 차별화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과 중국의 협력이 필요한 공간도 여전히 존재한다. 중국의 많은 지역에서는 여전히 기술의 산업화에 대한 고민이 크다. 한국이 산업화해 제품 개발을 하는 기술은 우위에 있어 이러한 부분에서 협력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중국 시장 공략에 대해서도 새로운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 인터넷 플러스로 인해 중국의 변화는 매우 클 것이다. 스타트업이라면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제품, 서비스로 대기업이 장악할 수 없는 다양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
인터넷으로 인해 지역의 경계도 사실상 사라졌다. 하지만 시장 수요에 맞는 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지역마다 다른 통신환경과 사용자 습관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또 인터넷 분야 진출은 사실상 중국 플랫폼 기업을 통한 진출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므로 우호적 협력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몰려오는 중국 자본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중국 기업은 다음카카오, 넷마블, 네시삼십삼분, 초록뱀미디어 등 한국의 ICT, 콘텐츠 분야에 집중 투자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ICT 생태계 구성을 위해 향후에도 우수한 한국 업체들에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은 자본 유치와 중국 기업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 한편, 중국의 거대 자본력에 종속돼 한국 ICT 산업 전체의 경쟁력 약화가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글 오종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
[본 기사는 테크엠(테크M) 2015년 9월호 기사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매거진과테크M 웹사이트(www.techm.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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