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가 모든 비공개 게시물을 모두 사전 검열하라는 말인지..."
이석우 전 다음카카오 대표(50)가 불구속 기소되자 인터넷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 전 대표는 카카오그룹 이용자들 사이에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물이 유포되는 것을 제대로 막지 않았다는 이유로 4일 재판에 넘겨졌다. 이같은 혐의로 온라인 사업자 대표가 기소된 건 이번이 처음.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폐쇄형 서비스의 경우, 사업자들이 직접 모니터링할 수 없는 상황에서 너무 과도한 책임을 묻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법정소송에서 이 전 대표가 재판에서 유죄 확정될 경우, 모든 인터넷 사업자는 이용자의 비공개 콘텐츠까지 사전에 검수하고 차단해야 하는 의무를 져야하는 상황. 자칫 사업자에 의한 온라인 사찰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이 전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는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17조. 이 조항은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가 자신이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서 아동·청소년 음란물이 유통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했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아동·청소년 음란물 차단을 위해 업체가 최대한의 조치를 했다면 처벌에서 면제된다. 해당 조항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해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않았거나 발견된 음란물의 전송을 방지하려고 했음에도 기술적으로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처벌 면제사유로 하고 있다.
그동안 카카오가 어느 정도 적극적으로 음란물 유통 대책을 시행했느냐가 향후 법정 공방의 핵심인 셈이다. 카카오는 2013년 9월 출시한 그룹형 SNS '카카오그룹' 서비스에 대해 유해물 신고가 들어오면 해당 콘텐츠를 삭제하고 콘텐츠를 유통한 이용자를 영구 제재하고 조치를 취해왔다. 카카오그룹뿐 아니라 대부분 인터넷 사업자의 '블로그 내 비공개 게시글', '비공개 SNS' 등이 이 방식을 따른다. '신고'에 의해서 인터넷사업자가 부적절한 콘텐츠를 발견하고 삭제 혹은 제재 조치를 취하게 된다.
카카오의 경우, 매달 평균 650명의 사용자를 부적절한 게시글 사용 등을 이유로 제재해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음란물을 게재하는 사용자에 한해서는 100% 영구제재 조치를 취한다.
공개된 콘텐츠의 경우 '모니터링 요원'이 각 사이트를 찾아다니면서 부적절한 콘텐츠를 적발해내기도 하지만, 비공개 콘텐츠는 사업자가 이를 들여다볼 권한이 없다.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 카카오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조치는 모두 취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비공개 게시글이나 폐쇄형 SNS 유통 콘텐츠 관리 측면에서 과중한 책임과 의무를 부과할 경우, 심각한 개인정보침해로 이어질 수 있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가령, '클라우드 서비스'의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 이용자가 클라우드 서비스에 올리는 사진과 영상 중 아청법에 저촉되는 콘텐츠가 있는지 모두 검수해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 이용자는 '개인적인 영상이나 사진을 누군가 들여다볼 것'이라는 불안감에 자연히 이용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ICT전문 변호사는 "사적 기업에 이용자의 콘텐츠를 미리 인지하고 차단하라는 것은 사전검열에 대한 문제로 불거질 수도 있는 문제"라며 "접속 차단 조치 외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해외 사업자와 형평성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