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과학' 측면으로 바라본 '게임'의 비밀

홍재의 기자
2015.11.12 03:10

[u클린2015]<12-1>신경순 NHN엔터테인먼트 데이터과학연구실 책임 연구원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정보사회 新문화 만들기'의 하나로 [u클린] 캠페인을 펼친 지 11년째를 맞았다. 인터넷에서 시작된 디지털 문화가 스마트폰으로 옮겨간 것이 엊그제인데, 이제는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열리고 있다. 스마트폰이 필수 기기가 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게 되면서 디지털 공간에서 시공을 초월한 정보 접근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스마트시대 부작용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사이버 왕따', 악성 댓글이나 유언비어에 따른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보안위협, 스마트폰과 모바일 게임 과다사용으로 인한 중독 논란의 문제는 매년 심각해지고 있다. 장애인이나 노년층 등 소외 계층의 정보접근 능력이 떨어지면서 정보격차도 커지고 있다. 올해 11회째를 맞은 [u클린] 캠페인은 스마트 시대로의 변화에 맞춰 함께 스마트폰 윤리의식과 기초질서를 정립하는 기존 사업방향은 유지하면서도 건강한 디지털 문화를 함께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본격적으로 도래한 스마트시대, 새로운 부작용과 대응방안을 집중 조명하고 긍정적인 면을 더욱 키울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신경순 박사는 뇌파측정을 통해 게임-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평가할 수 있는 개관적 지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사진제공=NHN엔터테인먼트

"인지기능 측면에서 게임을 잘하는 친구들의 주요 능력도 장르에 따라 갈립니다. FPS(1인칭총싸움)게임을 잘하는 사람은 시각 탐색기능이 다른 사람에 비해 훨씬 높다는 연구가 있죠. 인지기능 중에 눈과 손의 협업력을 따지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에 강하다는 거죠. 외과수술 의사들의 눈과손 협업력을 높이기 위해 게임을 과제로 주기도 한다는 논문도 있습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2013년 현 본사사옥인 플레이뮤지엄을 설립하면서 데이터과학연구실을 신설했다. 이곳은 인간의 뇌파를 포함한 생체반응을 측정해 게임,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적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게임에 사람의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재미있는 콘텐츠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등을 객관화하는 작업이다.

신경순 인지과학박사는 지난 2년 동안 데이터과학연구실의 기반을 닦고 각종 연구를 진행했다. 뇌파생체실험을 측정해 객관적인 콘텐츠 평가 지표를 만드는 것. 예를들어 게임을 할 때 사람의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최근 NHN엔터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 광고 중 가장 효과적으로 메시지가 전달된 광고는 어떤 것이었는지 등을 측정하는 일이다.

신 박사는 "초기에 한 일은 흥행한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의 차이가 뭔지를 알아보기 위해 두 게임을 할 때의 생체신호를 측정하는 것"이었다며 "흥행한 게임을 할 때는 피부전도로가 상승하고 체온은 저하되고, 긴장상태가 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 박사가 비교했던 게임 중에는 2012년 '국민게임'으로 등극한 모바일게임 '애니팡'과 NHN엔터의 흥행작 '포코팡'도 있었다. 애니팡은 특히 40대 여성을 게임 이용자로 유입시킨 것이 주된 흥행 요인으로 꼽히는데, 장르가 비슷한 포코팡도 같은 연령대가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이었다.

신 박사는 "20대와 40대 여성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는데 포코팡은 20대에서 활성화가 나타나는 양상을 띄었다"고 말했다.

포코팡의 경우 출시 이후 해당 실험을 진행했지만, 게임 출시 전 해당 게임의 주요 타깃을 미리 알아내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한다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도 있는 실험이다.

신 박사는 최근 노인의 인지능력 향상과 게임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노인의 뇌를 훈련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육체적 훈련이나 인지재활 훈련 등을 거쳐야 한다. 특히 80세 이상 노인은 육체적 훈련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인지재활 훈련은 병원에서 혈관성 치매환자, 알츠하이머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훈련인데 비용이 만만치 않고 병원을 오가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이 때문에 집에서 하는 온라인 게임이 노인의 뇌를 훈련하는 프로그램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 증명된 연구 결과도 있다. UCSF의 애덤 개절리 박사(신경과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매주 3회, 매회 1시간씩 한 달간 노인 실험자가 게임을 하게 한 뒤 그렇지 않은 그룹과 뇌파를 비교했다. 그 결과 게임을 한 사람들의 주의력 및 작업기억력의 향상이 뚜렷했고 이 효과는 6개월간 지속됐다.

국내에서는 오래 전부터 '화투가 치매 예방에 도움된다'는 속설이 있어 왔다. 신 박사는 화투와 치매예방이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인지과학면에서 평가할 때 노인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타 게임과 같이 지각적인 프로세스뿐 아니라 주의, 작업기억 등이 게임을 하면서 진행된다는 것. 자동으로 습득되고 학습되는 훈련 작용으로써 뇌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신 박사는 "기능성 게임으로 훈련을 할 수도 있지만, 재미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며 "이미 노인이 규칙을 알고 있는 '고스톱 게임' 등이 노인의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