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입자를 이용해 실명의 주된 원인이 되는 혈관증식성 망막병증을 치료하는 새로운 기술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바이오측정센터 이태걸 박사팀, 서울대 의과대학 김정훈 교수팀으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망막병증은 다양한 연령층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발병하지만 공통적으로 혈관내피성장인자(VEGF)로 인해 혈관들이 새로 만들어지는 신생혈관이 주 원인이다.
혈관내피성장인자는 혈관형성과 신생을 자극하는 신호 단백질이다. 주로 암세포 또는 자체 세포들에 의해 생성된 후 표피세포의 표면에 발현한다.
망막병증은 소아에서 '미숙아망막병증'과 '선천성혈관증식성망막병증', 장년층에서 '당뇨망막병증', 노년층에서 '노인성황반변성' 등이 있다.
공동 연구팀은 금(Au)과 규소(Si)의 나노입자를 망막병증이 있는 안구에 투여했을 때 나노입자가 VEGF와 결합해 그 기능을 못하게 함으로써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해 실명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나노입자가 투여되면 신체는 이물질로 판단해 입자 주변을 특이단백질로 균일하게 코팅하기 때문에 나노입자는 VEGF와 결합하는 성질이 생기게 된다.
그동안 의학계에서 나노입자가 진단적인 영상화 보조 수단이나 약물을 전달하는 운송체로만 활용됐다. 하지만 이번 성과는 나노입자 자체를 치료에 직접 적용했다는 데 차이점이 있다.
공동 연구팀은 나노입자를 망막병증의 치료제로 적용할 때 입자의 종류보다는 ‘크기’에 따라 VEGF에 대한 부착 정도에 차이가 생기고 그에 따른 치료 효과도 달라지는 것을 밝혀냈다.
즉 나노 입자의 크기가 100nm(나노미터)일 때 보다 20nm일 때 치료에 더 효과적인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태걸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입자 자체를 사용함으로써 화학적 공정이 들어가지 않은 안전한 치료법"이라며 "앞으로 각종 암 질병 및 류마티즘 등 혈관의 생성과 연관된 질병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교수는 "현재까지는 질환 동물 모델에서 효과를 확인했고, 추후 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을 거친 후 신약시판 허가 단계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