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주머니에서LG전자프리미엄 스마트폰 ‘V20’를 꺼내 가슴팍으로 올리더니 갑자기 떨어뜨린다. 다시 주운 다음엔 마치 작정한 듯 허리춤에서 수직 각도로 추락하게 놔둔다. 이렇게 대여섯 번이나 화강암에 낙하한 V20는 카메라는 물론, 모든 기능이 멀쩡하게 작동한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인 ‘안드로이드 어소리티’가 지난달 초 유튜브에 올린 이 영상은 조회 수가 24만6021건(8일 기준)에 달하고, 7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화제가 됐다.
‘어떻게 이렇게 튼튼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품고 V20 내구성 설계 주역인 김정원·이혁재 LG전자 MC연구소 책임연구원 ‘콤비’를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만났다. 이들은 “V20하면 대부분 탁월한 음질이나 전·후면 광각 카메라를 떠올리기 십상이나 내구성이야말로 드러나지 않았던 비밀병기”라면서 “고객들이 사용하면 할수록 직접 체감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책임연구원 콤비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MC연구소)과 경기도 평택시(생산공장)를 수시로 오가며 내구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품질 테스트를 수없이 진행한 얘기부터 꺼냈다. 위·아래가 전부 철판으로 된 길쭉한 통에다 V20를 넣고 마치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것처럼 500회 이상 반복하는 ‘텀블 테스트’, 1미터에서 20번, 2미터에선 6번 등 높이별로 100번 연속 떨어뜨리는 ‘낙하시험’을 기본적으로 거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국방부가 진행한 ‘수송 낙하 테스트’(Transit Drop Test, MIL-STD-810G)까지 통과했다. 이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국내 유명 IT 파워 블로거로부터 ‘밀스펙폰’(밀리터리 사양)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김 책임연구원은 “미국 국방부를 만족시키는 휴대폰은 보통 ‘러기드’(rugged) 폰이라고 해서 벽돌처럼 투박한 디자인에 상당히 두꺼운 두께가 대부분”이라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 이를 통과한 제품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V20은 전작 ‘V10’에 비해 전체적인 사이즈(V20 159.7(세로)x78.1(가로)x7.6㎜(두께), V10 159.6 x 79.3 x 8.6㎜)가 작아졌고, 무게(V20 174g, V10 192g )도 18g 줄었다. 크게 눈에 띄지 않는 변화이나 어쨌든 전작보다 작아진 V20에 들어가는 1400여개의 부품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어떤 방향으로 추락하던지 충격을 흡수하게 설계하는 작업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1000개가 넘는 부품을 알맞게 배치하고 바디(몸체)가 충격을 받았을 때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당히 애를 먹었다”며 “그런 면에서 V20는 만족스러운 제품”이라고 자신했다.
이런 내구성은 그동안 스마트폰에서는 쉽게 적용하지 않던 신소재를 채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V20 전·후면에는 항공기나 요트 표면을 처리하는 알루미늄이, 상·하단에는 오토바이 헬멧과 스키 부츠 제작에 쓰이는 ‘실리콘 폴리카보네이트’(Si-PC)로 내구성을 극대화했다. Si-PC는 여행 캐리어에 주로 쓰이는 일반적인 ‘폴리카보네이트’와 견줘 20% 이상 충격에 강해 최근 들어 각광 받는 소재 중 하나라고 한다.
김 책임연구원은 “전작 V10의 경우 양쪽이 메탈로 튼튼해 보이지만, 예쁘지 않다는 피드백 때문에 ‘디자인’과 ‘내구성’을 모두 잡기 위해 고생 했다”며 “V20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외유내강’”이라면서 소비자 평가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