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탓에 창업 지원이 축소될까 봐 두렵습니다.” 최근 만난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박근혜 정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왔던 창조경제 정책에 최순실 게이트의 불똥이 튀고 있어서다. 국회에서는 관계 부처의 내년도 창조경제 관련 예산에 대한 삭감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대기업들도 ‘창조경제’지원에 하나둘씩 발을 빼는 분위기다. 이같은 분위기 자체가 최근 몇 년간 이어져 온 젊은이들의 창업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혼란 정국이 장기화 될 경우, 그나마 쌓아온 창업 지원 시스템 자체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감돌고 있다. 업계에선 “내가 이럴려고 창업했나”라는 자괴감이 나올 정도다.
사실 정부가 추진해 온 ‘지속 가능한 창업 생태계 육성’정책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저성장과 양극화가 이어지는 ‘뉴노멀’시대를 돌파할 수 있는 열쇠로 꼽히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도 앞다퉈 나서고 있을 정도로 제4차산업 혁명 시대의 글로벌 트렌드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가 아닌 다른 정권이 집권했다 해도 추진됐어야 할 사업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문제는 이번 최순실 게이트로 창조경제 정책 전반에 이미지와 신뢰도가 크게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보여주기식 ‘성과 내기’에 급급하면서 대통령 치적 쌓기 용도로 변질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이제부터라도 창업 생태계 정책 전반에 걸친 재검토가 필요하다. 고칠 건 고치고 버릴 건 버려야 한다. 이번 기회에 창업가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창업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창업 의지를 떨어뜨리는 규제를 개선하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찾아야 한다. 관계 부처와 스타트업은 물론 국회까지 참여하는 논의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정책 수립과 예산 편성, 법안 통과 등이 동시에 진행돼야만 지속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