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타듯 쇼핑한다고?…'아마존 고' 대체 어떤 기술이길래

김지민 기자
2016.12.11 16:13

지난해 공개된 특허 목록에 '아마존 고' 기술 적시…일자리 감소, 사생활 침해 논란 증폭 우려도

/'아마존 고' 화면 캡쳐 /출처=아마존이 공개한 유튜브 영상

상점에 들어선다. 스마트폰을 꺼내 앱을 실행한다. 입구에 설치된 리더기에 앱을 갖다 댄다. 원하는 물건을 고른 후 가방에 담는다. 상점을 나온다. 영수증은 스마트폰으로 전송받는다.

아마존이 얼마 전 야심차게 공개한 신기술 기반 상점인 '아마존 고'(Amazon Go)의 광경이다. 이 신개념 쇼핑공간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아마존이 발표 당시 매장 내 설치된 센서와 컴퓨터 비전, 딥러닝을 활용했다는 점 정도를 언급했을 뿐 기술이 실현되는 구체적인 원리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 고에 활용된 기술은 지난해 일부 외신에 공개된 특허 서류 속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당시 서류에는 아마존이 홍보 영상을 통해 밝힌 것처럼 이용자가 계산대를 거치지 않고 필요한 물건을 고른 후 밖으로 나가면 된다는 점이 서술돼 있다.

아마존 고가 자율주행차와 비슷한 원리에 기반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자율주행차 핵심 개념은 분석과 예측이다. 자동차에 달린 카메라와 센서 등으로 수시로 차 주변을 감지하고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예측해야만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수많은 변수를 학습하는 딥러닝이다.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것에서 나아가 자동차, 사람, 동물, 차도, 인도 등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꾸준히 학습해야하는데 이를 위해 딥러닝과 같은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아마존 고에도 비슷한 원리가 적용됐다. 일단 사람이 상점에 진입하기 앞서 스마트폰 앱을 실행해 '이제부터 아마존 고에서 쇼핑을 시작한다'는 점을 알린다. 이는 자율주행차에 승객이 탄 것을 알리는 것과 같은 동작이다.

이용자의 동선은 상점 곳곳에 달린 카메라와 각종 센서들을 통해 감지된다. 음파 등을 받아 진동에 따른 전기신호를 발생하는 마이크로폰을 통해 이용자들이 만들어내는 소음으로 위치를 체크 한다.

카메라와 센서들은 선반 위 물건이 누군가의 손에 들리는지 혹은 그대로 놓여있는지를 파악한다. 이용자가 물건을 집어드는 순간 이미지를 분석하고 중량, 압력 등을 측정해 재고목록에 있는 것들과 비교하는 작업을 거친다. 과거 구매 이력 등의 정보를 학습할수록 선택한 물품에 대한 파악도 확실해진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알렉사'와 결합해 상품 추천 서비스 기능까지 더해지면 더 큰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화된 상점의 등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이용자들은 계산을 하기 위해 줄을 길게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을 반기고 있지만, 계산대에서 일했던 점원들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란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광경이 당장 내년부터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이 걱정거리라는 것.

사생활 침해 문제도 대두된다. 아마존 고는 이용자가 상점에 들어온 순간부터 어떤 경로로 쇼핑을 했으며 어떤 물품을 구매했는지 등 이용자의 모든 것을 데이터로 저장한다.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으면 아마존 고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 슬래시기어는 아마존 고의 수많은 감시 카메라를 통해 이용자들의 동선이 감시당할 것이란 점을 우려했다.

한편, 이 같은 상점의 개념은 10년전인 2006년 IBM이 이미 '픽업 앤드 고'(Pick up and go) 라는 광고를 통해 소개한 모델이기도 하다. 아마존은 내년 미국 시애틀에 시범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아마존이 아마존 고 매장을 2000여개로 확대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으나 아마존은 "아직 배우는 단계"라며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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